서울, 8월17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미국 국채 금리와 위안 테마에 휩싸여 원화가 달러 대비 연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자 환율을 둘러싼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17일 오전 지난 5월 17일에 기록한 올해 가장 높은 레벨인 1343.0원을 터치했다. 레벨도 레벨이지만 문제는 최근 환율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데 있다. 7월 말 1270원을 살짝 밑돌기도 했던 환율은 불과 2주 만에 70원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다른 통화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달러/원 상승 속도가 얼마나 가파른지 알 수 있다. 달러/원 월간 상승률은 5%대지만, 달러지수 상승률은 1%대, 달러/위안(CNH) 상승률이 2%대 수준이다.
현재 달러/원은 연고점 앞에서 저항을 받으며 상승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현재 강력한 대외 테마 영향에 원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을 열어두지만, 상승 속도에 대한 경계감도 함께 높이고 있다.
▲ 거침없는 美 금리, 그리고 위안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한 달간 약 50bp 급등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양호한 미국 경기와 재정수지 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국채 발행 물량 증가 등 수급 요인이 함께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들어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보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우려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면서 위험자산과 통화들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데다 이와 함께 부채 리스크까지 확산되면서 역외 달러/위안은 사상 최고치인 7.37위안대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15일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결과로 미국과 중국 금리 격차는 16년 만의 최대치로 벌어졌다.
7월 외국인들의 중국의 역내 채권 보유액은 축소됐다. 노무라는 16일 보고서에서 미중 금리 격차 확대와 중국의 부진한 펀더멘털이 반영된 외인 채권자금 유출 현상을 볼 때 위안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달러, 유로 및 엔에 대한 위안 숏 포지션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 환율 속도 관건..당국 역할 시험대
이날 달러/원 환율은 연고점 앞에서 속도를 늦추는 모양새다. 중국 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한데 이어 한국 외환당국도 변동성 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환율은 상승 속도를 조절 중이다.
아울러 역내에서도 네고 등 고점 대기물량이 유입되는 등 장중 수급이 쏠리지 않는 영향도 있다. 또한 소위 말하는 투기적 달러 수요도 현재로선 크게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미국 국채 금리와 위안 약세 추세가 강화될 경우 추가 원화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어쩔 수 없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지금은 환율이 마땅히 내릴 이유가 없다. 미국 채권금리만 보면 여타 다른 자산에 대한 메리트가 크지 않다. 특히, 위안과의 연동이 강한데 지금으로선 결국 중국이 얼마나 위안을 안정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참가자들은 환율 속도에 보다 관심을 두고 있다. 그간 급하게 오른 환율이 연고점마저 쉽게 뚫어낸다면 그야말로 향후 환율 상승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한국 경제가 하반기 중국 경기회복 효과를 기대했지만 어렵게 됐다. 이를 대체할 무언가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래저래 상황이 좀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연고점 근처에서 오퍼가 비면서 환율이 쉽게 뚫린다면 상황이 정말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당국이 환율 흐름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오퍼를 두껍게 해서 상단 저항을 형성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환율이 아래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킬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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