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월30일 (로이터) 문윤아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 주식을 연일 매집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로 부상 중인 가운데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5월 외국인은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에서 약 3.4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18거래일) 중 13거래일을 순매수하는 등 강한 매수세를 시현하고 있다.
외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데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은행 유동성 불안과 미국의 고강도 긴축 우려가 완화된 데 이어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등 대외 재료들이 우호적으로 바뀐 영향이 있다.
하지만, 레피니티브 기준 월간 중국 상하이지수는 약 4%, CSI300지수는 5.8% 각각 급락 중인 반면 코스피는 3.3%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는 랠리를 펼쳤던 지난 1월과 달리 중국 증시와 차별화된 흐름이다. 현재까지 코스피 월간 상승률은 지난 1월 이후 가장 크다.
이 때문에 원화도 위안화와의 상관성이 크게 낮아진 채 상대적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위안/원 환율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해 지난 2월 수준으로 떨어져있다.
▲ 코스피 차별화 진행 중..외인 반도체 주식 러브콜
외인들은 반도체 관련 주식에 대해 연일 매수 공세다.
이달 26일 기준 외인들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약 2.2조원, SK하이닉스는 약 1.1조원 순매수해, 이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총 순매수 규모(3.4조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규모는 코스피가 2020년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인 8%대를 기록했던 지난 1월 외인들이 삼성전자(2.3조원)와 SK하이닉스(0.6조원)를 사들였던 규모와 거의 같다.
감산은 없다던 삼성전자가 1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 후 감산에 동참하면서 반도체 업황 저점 통과 기대감이 확산됐고, 챗GPT의 등장으로 촉발된 AI 산업 성장 기대 속 수혜 기대감은 커졌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1분기 감산으로 2분기 업황 바닥이 예상되고, 하반기에는 DRAM 가격 반등이 기대된다"며 올해 하반기 추천 업종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 최대 변수로 부상한 외인 주식 행보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와 관련해 "충분한 반도체 생산능력과 풍부한 현금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이번 반도체 다운사이클 이후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개선이 예상보다 빨라져 내년 반도체 상승 사이클 진입이 예상되며,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추세 전망으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폭 확대 전망도 외국인 순매수 요인으로 판단된다"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머니무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하반기 메모리 업종 시황 개선이 기대되고 있고, AI 신사업 성장 기대감도 추가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 외국인 비중 자체가 과거 대비 많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워 추가 유입 여지가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특히 AI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 기대감은 지난주 엔비디아가 2분기 매출 전망치를 월가 추정치보다 높게 제시하면서 더욱 불이 붙었다.
노무라는 "엔비디아가 지난주 AI 수요 급증을 시사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일부 대형 AI 수혜 업종과 메모리 칩 기업들에 대한 심리를 계속 북돋워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I 산업 성장 및 이에 따른 수혜 기대감은 이미 충분히 반영돼 실제로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추가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은 하나의 산업혁명 시기처럼 AI를 산업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트리거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변곡점 시기라 이런 기대가 지속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로 국채 발행이 시작되면 유동성 회수 효과 낼 수 있어 증시에 좋지 않은 모멘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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