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1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지난 주말 미국의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며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장중엔 외국인의 국채선물 포지션, 달러/원 환율 움직임 등에 연동하며 제한적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답답한 장이다. 거의 모든 금리가 3.2%를 하단으로 막혀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속도 조절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잘 밀리지도 않는다. 외국인은 차익실현 의사가 있어 보이는데 시장이 잘 밀리지 않으니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다. 시장이 밀릴 만하면 개인투자자가 나와 가격을 틀어막고 있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시장금리가 바닥 수준이라는 데 대해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통화긴축 종료 선언과 함께 국내 시장도 언제든 인하 모드로 이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현 시점에서 포지션을 무작정 줄일 수도 없다.
대외적으로도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전까지 남은 건 PCE 물가 정도뿐이다. 변동성을 키울 만한 재료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승부처는 결국 경기 지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시장이 맞는지 우리가 맞는지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향후 나올 경기, 물가지표가 한은 예상을 하회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 총재가 해놓은 이야기가 있다 보니 향후 국내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지표의 의미 있는 방향성을 확인할 때까지 국내기관들은 일단 방어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국고, 통안채 등 시장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단에 걸쳐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을 다들 염두에 두는 듯하다. 특히 증권사들은 크레딧물이 스프레드를 벌려서 발행되는 경향을 감안하면서 1분기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로 확보한 수익을 지키거나 일부 차익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하나는 커브다. 수익률곡선상 다소 과도한 금리 움직임이 보이는 구간을 집중 공략하는 정도다. 지난주 10년물/30년물 커브 역전 포지션을 둘러싼 변동성 확대 역시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반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은 안전 마진 확보, 벌어놓은 수익 지키기 등에 집중하며 소극적 운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은행들이 대출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 필요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연준내 비둘기파로 통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말 뉴욕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513%로 6.4bp 상승했고, 2년물 수익률은 4.092%로 11.6b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