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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역대급 실적과 체력, 그리고 FOMO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2. 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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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역대급 실적과 체력, 그리고 FOMO - Reuters News


서울, 2월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전주말 미국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와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가격 갭다운 출발후 대기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의 랠리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인플레이션이 일정 부분 안정화되면서, 경기침체를 불러올 정도의 과잉 긴축 정책이 정상 경로로 되돌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중요한 건 통화당국이 시장의 기대에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일단 지금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건 사실이다' 정도의 언급이 나오면서 랠리의 폭을 키웠다.

물론 여전히 경제 데이터는 혼란스럽고, 누구의 전망도 100퍼센트 수긍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시장 전망치를 거의 세 배 가까이 상회한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는 혼란을 더 키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장의 호들갑이 지속되면 통화당국이 고삐를 죄러 다시 등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당장 국내시장만 봐도 콜금리가 기준금리와의 괴리를 키우자 한은이 개입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 한은으로부터 지준 마감 관련한 자금 운용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경고 아닌 경고가 떨어진 상황이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역전 현상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장의 선제적 움직임에 따른 금융완화의 파급효과는 당분간 각국 통화당국의 최대 고민이 될 전망이다.

다만 시장의 분위기 자체는 이제 통화당국자의 한 두마디나 의심스러운 지표 한 두개로 돌려지기 어렵게 됐다.

적어도 내년 초 이맘때 시장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높을 거라고 믿는 이는 거의 사라졌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이미 국내 경제는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초토화됐을 가능성이 있고 현재 집권당은 선거를 포기한 셈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여기에 연초 신용 스프레드를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역대급 하락세를 보이면서 하우스별로 엄청난 수익률 격차가 발생했다.

신용물 위주로 포지션을 구축한 증권사는 말할 것도 없고 지난해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채권을 담았던 은행권도 연초에 벌써 한 해 장사를 끝낼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

새해가 열리자마자 이렇게 수익을 챙긴 곳들은 그만큼 체력이 생긴다.

단기 시장 흐름에 크게 연동하지 않고 호흡을 길게 가져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더구나 여름이 됐든 겨울이 됐든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의 도래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포지션을 확충할 가능성이 크다.

급해진 건 포지션을 별로 채우지 않고 지금까지 온 곳들이다.

급하게 하지 않아도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기다렸던 곳들은 벌어지는 수익률 격차에 쫓길 수밖에 없다.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처럼 돈이 들어올 때마다 기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충해야 하는 기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 발표 직전 많은 이들이 조정 기회를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이제 시장이 조정을 받게 됐는데 이들이 또 한 번 결정장애를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랠리에서 소외되는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은 시장이 강해질 때뿐만 아니라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대내외 물가 지표의 방향성에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시장의 심리 지형이 급격히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