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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연준 불확실성 희석에 커지는 韓 연내 인하 기대..부동산과 정상화와 포지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2. 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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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월2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월 회의 이후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 통화 당국의 기조 전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여부가 결정될 5월을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시장 최종금리 의견 수렴 중..韓 통화 당국 초점 이동

제롬 파월 의장은 1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연준보다 한발 앞서 긴축 기조 중단을 반영하고 있는 시장의 선제적인 움직임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파월 의장이 언급했듯이 데이터가 중요한데, 일단 현재 물가 안정을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헤드라인과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확실히 낮아지는 추세다. 남은 퍼즐은 고용과 주택가격인데, 파월 의장은 경기를 후행하는 주택가격의 하락을 당연시하는 듯한 발언을 통해 최종 고지가 멀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진단이다.

연준이 향후 3개월치 데이터를 통해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면 5월에 기준금리 인상 기조 중단이 선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과 시장의 최종금리 컨센서스가 수렴해가는 신호를 확인한 국내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향후 행보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로 부동산을 꼽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과 하반기 경기 반등 기대감이 있는 만큼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춘다고 해서 국내 통화 당국이 바로 인하까지 고려하는 전개로 치닫긴 힘들다는 게 현재 컨센서스긴 하다.



▲ 부동산 '구원투수론'과 과잉긴축 정상화 이슈 언제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상반기 부동산 경기 낙폭이 커질 경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통화 당국의 역할론이 부상할 수 있다고 본다.

A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올해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로 수출과 부동산을 보는데, 일단 중국의 리오프닝에도 반도체 경기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더 큰 문제는 부동산인데, 단순히 미분양 급증에 따른 건설사의 어려움을 떠나 전셋값 급락에 따른 소득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 가격이 하락했어도 이자율이 두 배로 오른 만큼 임차인의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데, 이전 계약 때보다 보증금을 20~30%가량 돌려줘야 하는 임대인의 경우 부의 소득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며 "부동산과 수출 경기를 감안할 때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혼란과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 3.5% 기준금리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대비 적정 수준인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통화 당국은 2020년 코로나 발생 이후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이른 시점에 올렸다. 이때 내세웠던 게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적을 억제하려 한다는 정책 정상화 논리였다. 공급 발 인플레이션과 환율 급등 때문에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까지 급격히 올린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국내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까지 통화 긴축 정도를 정상화시킨다는 논리도 가능해진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이 확정되는 시점부터 국내 과잉긴축의 해소 필요성이 부각되며 통화정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국면뿐 아니라 인하 국면에서도 3개월 시계의 구두 점도표 발표를 이어갈 계획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반영 시점도 한 박자 빨라질 수 있다.

B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미국 통화 당국이 패를 보여준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도 조만간 1200원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멈추고 환율 안정세가 뚜렷해지면 한은이 국내 경제의 임계점을 시험하며 굳이 현재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가 2분기까지 부진을 보이고 반도체 업황이 크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7월 정도부터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를 인상할 때 통화정책의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던 것과 똑같은 논리가 인하할 때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한 차례 인하 선반영..롱 포지션 추가 의견 엇갈려

다만 현재 채권시장이 한 번의 금리 인하를 거의 선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롱 포지션을 구축하면서 통화 당국의 기조 전환 시점까지 끌고 갈 것이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3월과 4월 중 한두 차례 변동성 장세가 도래할 여지가 있는 만큼 포지션을 못 채웠어도 급할 건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수급의 축이 바뀌면서 금리 하락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파월 발언의 충격을 감안했을 때 미국 국채금리가 생각보다 많이 못 내려갔다"며 "연준의 분위기 변화를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영해 왔기 때문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충분하게 벌지 못한 하우스는 3월이나 4월이 지나기 전에 한 번 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시장이 이미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나가고 있는데 여기서 추가로 포지션을 늘리는 건 부담"이라고 말했다.

앞의 A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최근까지 금리 빠진 걸 선도한 것은 역외 기관들의 이자율 스왑(IRS) 리시브와 선물 매수, 은행과 증권사 위주의 채권 매수세였다"며 "보험사는 1월에 순매도였던 데서 알 수 있듯 리얼머니는 매크로를 따라 사야 할지를 놓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흐름상 결국 리얼머니가 쫓아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건 과연 기준금리가 얼마까지 내려가느냐일 것"이라며 "내년 이맘때 2년물 금리가 지금 수준보다 크게 내려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 채권은 지속적인 매수로 접근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