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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채권/전망)-방향 그대로인 달러..시장금리 높다는 한은 총재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 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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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월19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 둔화, 예상보다 빠른 물가상승 압력 완화 기대감 등에 따른 통화긴축 속도 조절 전망에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날 2% 넘게 속등했던 달러/엔이 다시 하방 압력을 받을 경우 달러/원 환율 역시 1230원대에서 아래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채권시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발언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까지 폭락한 영향으로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3% 밑으로 떨어지면서 다시 한 번 매도세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장중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5% 하락해 시장 컨센서스(-0.1%)를 크게 하회했다. 월별 기준으로 2020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PPI는 1년 전보다 6.2% 상승했는데 역시 컨센서스(6.8%)보다 크게 낮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하락 속도가 눈에 보일 정도다.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1% 줄었고 11월 수치도 당초 -0.6%에서 -1.0%로 하향 조정됐다. 전통적 소비 시즌인 12월 숫자를 감안할 때 전반적인 소비 흐름이 꺾이고 있다는 점, 올해 1분기까지 둔화세가 커질 가능성이 있음을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물가가 높고 금리인상은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시장의 초점은 바뀌고 있다.

물가안정과 경기 연착륙 기대가 소원대로 이뤄진다면 더 높은 금리로 더 오래 이어가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초완화, 초저금리 시대를 단 1년 만에 되돌려버린 데 따른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는 건 위험하다.

연준은 지난 2018년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인상하며 매파 본색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와 물가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은 2018년 12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2019년 점도표상 인상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하며 긴축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파월 의장과 연준 인사들은 그때도 여전히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시장은 달라진 경제의 흐름을 선반영하기 시작했고 먼저 움직였다. 2019년에 연준은 단 한 차례도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고 8월에 전격 인하 결정을 내린다. 경기 흐름이 바뀌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바뀌게 된다.

연준의 통화정책이라는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희석돼 가는 가운데 호조를 보이고 있는 유럽 경제, 리오프닝 기대감에 탄력을 받고 있는 위안화 등이 글로벌 달러의 하방 압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

물론 전날 BOJ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유지 선택으로 달러/엔이 속등한 것이 변수긴 하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입장에선 이번까지 한 발 물러서면 통화완화를 유지해 왔던 모든 정책적 수단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그랬던 것처럼 BOJ도 물가상승세가 이어지면 답이 없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구로다 총재 할아버지가 와도 YCC의 유통기한을 연장하진 못할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속에 일본의 물가 상승세가 꺾이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당장은 물가 부담이 큰 상황이라 헤지펀드 등의 공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이 과정에서 원화도 사정권에 들 수 있다.


채권시장참가자들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행보에 놀라는 모양새다. 1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때 시장금리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던 이 총재는 외신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 이후에 시장금리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소상히 알렸다.

최종금리가 3.75%에 달할 것이라고 믿었던 절반의 채권시장참가자들이 기대를 조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금통위원들의 최종금리 의견 분포가 5대5로 갈렸다고 해석한 시장참가자 입장에선 다소 혼란스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재의 최종금리 점도표는 기준금리를 3.75%로 인상할 상황이 올 가능성을 열어두느냐 마느냐의 구분일 뿐이다. 기준금리를 3.75%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오면 점도표와 관계없이 기준금리는 만장일치 인상일 뿐이다. 시장금리가 높다는 이 총재의 언급은 금통위원 다수가 그런 상황의 도래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 통화정책과 국내 경제지표가 전망 경로대로라면 현재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됐음을 이 총재가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

더구나 이 총재는 물가가 예상 경로를 하회하면 정책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금리인하 포워드가이던스가 이 총재의 마음 속에 이미 크게 자리잡고 있는 생각이다 보니 내부에서 아무리 말려도 계속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현재 국내 경제에 산재한 리스크를 감안할 때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편익이 더 크다는 한은 총재의 판단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 시장금리가 오를 때 한은 총재가 도비시한 발언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여러 모로 숏이 불리한 여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