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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7 (채권/전망)-경제지표가 말하지 않는 것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10. 2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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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경제지표가 말하지 않는 것 - Reuters News

 -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 힘입어 강세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은행채와 공공기관채권을 적격담보증권에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 1410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달러/원 환율 움직임 등이 장중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2년 3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3% 성장해 로이터 조사 전망(0.1%)을 상회했다.

올해 1분기부터 벌써 3분기 연속으로 시장 전망을 상회한 셈이 된다. 문제는 현재 국내경제가 복합위기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은 가파른 가격조정을 넘어 패닉 셀링으로 이어지고 있고 미분양 급증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건설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경기 급랭에 따른 수익 악화 우려속에 크레딧 시장이 급격히 흔들린 건 불길한 전조다.

이번 지표만 보면 한은은 또 한 번 "경기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을 내릴 만하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가 전해지고 한 주도 안돼 크레딧시장이 붕괴 직전까지 치닫는 모습을 본 한은이 그런 나이브한 경기 평가를 내놓을 리는 만무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번 크레딧 사태로 지난 9월 FOMC 회의결과 발표때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해야 할 듯하다. 세상에는 경제지표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해 이맘때 통화정책 기조 전환 신호를 주고 좀 더 빨리 움직였다면 상황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도 연준은 올해 말까지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세가 빨라지긴 했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아직 급격한 기준금일 인상을 정당화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미증유의 위기 앞에 연준은 경제가 확실하게 반등하기 전까지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며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수십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은 물가 상승세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앞에 물가 지수가 확실히 꺾이기 전에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며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판단의 근간이 되는 경제지표가 말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당장 지표로는 확인되지 않지만 경제의 방향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들을 무시하다가는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 발표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를 기준으로 한 직전 주간 30년 만기 모기지론(미국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16%를 기록해 지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거의 2배 오른 수준이다. 모기지론 신청건수도 직전 주간 대비 1.70% 떨어지고 있다.

미국 역시 경제지표만 가지고는 설명할 수 없는 내부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걸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미국에서 반복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건 이 부분이다. 현 시점에선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든 100bp 인상하든 당장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연준의 물가안정 의지에 대해 누구도 의심하지 않게 된 현 시점에 금융안정에 대해 좀 더 비중을 두고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확산되고 있다.

11월 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대내외 금융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하게 된다면 한은 금통위는 좀 더 부담을 덜고 11월 25bp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번의 빅스텝과 더 크게 흔들리는 크레딧 시장, 더 큰 폭의 경기둔화는 원화 약세폭을 오히려 더 키우는 경로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한 번 시장참가자들의 '희망회로'가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국내경제의 체력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대 희망회로가 아니라 얼마 남지 않은 선택지일 수 있다.

한편 뉴욕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한때 1주일여 만에 처음 4.0% 아래로 하락한 뒤 장 후반 전일보다 9.9bp 내린 4.011%를 가리켰다.

30년물 수익률은 4.150%로 11.4bp 내렸고, 2년물 수익률도 4.425%로 4.3bp 하락했다.

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연준이 11월1-2일 회의에서 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을 89.3%로, 12월 회의에서 75bp를 인상할 가능성은 그보다 훨씬 낮은 38.6%로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