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lipping◆

(초점)-자율협의 한계 보인 크로스 환율 정산 논란, 청산소 활용 논의 출발점되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9. 29. 11:23
반응형

(초점)-자율협의 한계 보인 크로스 환율 정산 논란, 청산소 활용 논의 출발점되나? - Reuters News

 -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통화스왑(CRS) 포지션의 손익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기존 거래 청산 여부를 놓고 인터뱅크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위험가중자산(RWA) 비율 증가에 따른 신용 공여 한도 축소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외국계 은행이 기존 거래 청산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은 내부 이견조율의 어려움 등 현실적 이유를 들어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선 자발적 참여에 따른 거래 청산의 한계를 보여준 이번 사태가 중장기적으로 장외 파생상품 청산소(CCP) 활용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크로스 환율 정산 외은 VS 국내은 불협화음

최근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데스크의 최대 관심은 기존 CRS 거래의 청산이다. 통상 달러를 내주고 원화를 받는 CRS 페이 포지션 비중이 큰 외국계 은행들은 CRS 금리나 달러 IRS 금리가 오르거나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때 평가익을 누린다.

문제는 외국계 은행 입장에선 평가익만큼 거래상대방과의 여신 공여 한도가 채워져 추가 거래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시장의 비드-오퍼 스프레드가 통상 수준 대비 크게 벌어진 현시점에 거래할 수 있는 상대방이 제한되는 건 트레이더들 입장에서 상당한 '핸디캡'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국계 은행들 입장에선 기존 거래를 청산한 후 새로운 환율을 기준으로 거래를 체결하면 그만큼 신용 공여 한도가 생겨 좀 더 적극적인 포지션 운용이 가능해지고 유동성 우려도 덜 수 있다.

반면 국내 은행들은 당장 한두달 안에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 CRS 거래 만기 전 미실현 이익을 외국계 은행에 내어주는 데 따른 부담이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확정되는 추가 비용을 내부적으로 어느 부서에서 책임질 것이가에 대한 이견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외은이 거래 청산을 위한 패키지 딜을 제시한 것을 일부 국내 은행이 수용하는 등 최근 변화의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거래 준거금리로 리보를 썼는지, SOFR를 썼는지와 청산해야 할 거래와 매칭되는 다른 거래가 있는지, 디스카운트 수익률 곡선은 어느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등 건별로 고려할 내용이 워낙 많아 협의 진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A 외국계 은행 트레이??헤드는 "우리가 국내 은행에 언와인딩 패키지를 보내면 같이 화면을 보면서 기존 거래의 현재 가치를 구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요즘에는 온쇼어 은행들도 긍정적으로 보는 곳들이 늘긴 했는데 건별로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SOFR로 체결된 건 줄여보고 있는데 리보 익스포저는 새로운 거래와의 매칭, SOFR와의 스프레드 확정 등 생각할 게 너무 많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CCP 활용 논의 시작해야 VS 갈 길 멀어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기존 거래를 청산하는 게 어렵다 보니 CCP 활용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CCP는 장외 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매도자와 매수자의 중간에서 결제 이행을 보장하는 기관이다. 지난 2009년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CCP 도입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져 한국의 경우 2013년에 한국거래소가 CCP로 지정됐고 2014년부터 원화 IRS에 대한 의무 청산이 시행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6월 컴프레션(COMPRESSION)을 도입하기도 했다. 다수의 회원사가 제출한 거래 정보에서 일괄적으로 상계 가능한 거래를 추출한 후 전체 참가자의 동의 아래 만기 전 계약 종료, 계약금액 변경 등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선 은행별, 거래별 사정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개별 참가자의 '각개전투(各個戰鬪)'식 청산 논의보다는 CCP를 활용해 비용, 시간효율적인 접근을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B 국내 은행 관계자는 "크로스 거래 청산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내용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내부적으로도 이해관계가 걸린 여러 부서가 모두 합의해야 하는 문제라 시간이 걸린다"며 "단기적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CCP를 활용하는 문제가 논의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CCP가 도입될 때만 해도 다들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이용해 보니 상당히 편리하다는 걸 시장 참가자들이 모두 인지하고 있다"며 "통화가 너무 많으니 다 들어갈 수 없다면 달러/원만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C 국내 은행 운용팀장은 "시장 자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원화 IRS 청산을 통해 충분한 기능이 확인된 만큼 CCP를 활용하는 문제가 시장에서 논의되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CCP에서 CRS 거래를 청산하는 경우가 없는 데다 현실적 제약도 적지 않다.

거래소가 원화 IRS에 이어 달러 IRS 청산을 시도했지만 회원사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활성화에 실패한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리보 기반 신규 파생상품 거래가 중단된 올해 들어서는 단 한건의 달러 IRS 거래도 CCP를 통해 청산되지 않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CRS 거래를 CCP를 통해 청산하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상당한 자본과 인력,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말 중요한 건 얼마나 청산 물량이 들어올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달러 IRS 청산이 활발하지 못했는데 글로벌하게 보면 국내 시장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면서도 "시장의 충분한 수요가 있고 요구가 있으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