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lipping◆

(초점)-환율 급등 후폭풍..외국계 "크로스 시가평가 정산하자"vs국내銀 "가격 안 맞아서.."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9. 21. 14:39
반응형

올해 달러/원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통화 스왑(CRS) 포지션의 손익 변동폭이 확대된 여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기존 포지션의 손익 변화로 국내 은행과의 거래 라인에서 여신 한도 문제가 발생한 외국계 은행들이 시가평가를 통한 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은행들은 만기 이전 포지션 정산시 적정 가격 획정을 놓고 이견이 크다는 점을 들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발등에 불 떨어진 크로스 시가평가 정산

달러/원 환율은 지난 3월과 6월에 각각 1200원, 1300원을 돌파하는 등 올해 들어 3개월 단위로 100원씩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CRS 시장에도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CRS 시장의 포지션은 이자 지급시 원화 고정금리를 지급(페이)하는지 수취(리시브)하는지에 따라 구분된다. 통상 페이 포지션은 CRS 금리가 오르거나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거나 달러 이자율스왑(IRS) 금리가 오를 때 평가익을 누린다. 리시브 포지션은 반대 방향의 수익 흐름을 갖는다.

통상적으로 달러를 내주고 원화를 받는 거래의 당사자는 외국계 은행인 경우가 많고 국내 은행들은 그 반대의 포지션을 주로 잡고 있다.

CRS 거래는 원금을 수반하는 거래여서 단순 금리 변동보다 환율의 방향에 따른 손익 변동폭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환율 폭등으로 CRS 페이, 리시브 포지션을 가진 곳들의 손익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배경이다.

문제는 외국계 은행 입장에선 평가익만큼 거래상대방과의 여신 공여 한도가 채워져 추가 거래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기존 거래를 청산하고 새로운 환율을 기준으로 새롭게 거래를 체결하면 그만큼 신용 공여 한도가 생겨 좀 더 적극적인 포지션 운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선 변동금리를 확정하는 리셋 시점(Reset Date)을 기준으로 기존의 거래를 정산하고 새로운 환율을 적용한 새 거래를 체결하는 방식이 일상화돼 있다.

금융당국이 리보 금리를 대체할 신규 지표 금리로 SOFR OIS(Overnight Index Swap, 하루짜리 초단기 외화 금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이같은 시가평가 정산 제도 도입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리보 금리 전환 ?鄕ㅏ【??혼란 때문에 제도화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자율 결정 사항이다 보니 사정이 급한 외국계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국내 은행에 시가평가 정산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국내 은행 "가격 합의 쉽지 않다"..환율 더 오르면 논란 커질 듯

하지만 외국계 은행과 국내 은행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아 실제로 기존 포지션을 언와인딩하며 정산에 이르는 경우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국내 은행들 역시 기존 CRS 포지션에 묶여 있던 원화 국채 담보를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CRS 거래 만기 전 미실현이익을 외국계 은행에 내어주는 만큼의 기회비용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언와인딩할 포지션의 현재 환산가치를 평가할 때 쓰는 디스카운트 수익률 곡선을 놓고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A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일부 외은들이 국내 은행에 시가평가 정산을 요청한 것으로 아는데 국내 은행들은 대부분 적극성이 떨어진다"며 "이걸 하려면 트레이딩부나 자금부에서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데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하려는 곳들이 많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C 국내 은행 운용부장은 "외은 입장에선 자기네 익스포저를 줄일 수 있으니까 하자고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내부 평가 시스템 조정 등 할 게 많고 굳이 나서서 이걸 할 필요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보 관련 공시가 내년 7월부터 중단되는 만큼 이번 크로스 시가평가 청산 움직임이 계획보다 조금 더 빠르게 기존의 리보 기반 거래 포지션을 줄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포지션 사전 정산 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 국내 은행 스왑 딜러는 "외은하고 하고 있는 이야기는 서로 힘드니까 정산할 건 정산해서 라인을 정리하자는 것"이라며 "일단 기존 리보 거래를 언와인딩한 후 비드 오퍼 만기가 비슷한 자산, 부채 포지션을 상쇄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OFR 출시 이후에도 환율이 크게 오른 만큼 관련 포지션도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외은 쪽에선 위험가중자산(RWA) 비율이 제고돼 이득이고 국내 은행들도 딱히 나쁠 건 없다"고 강조했다.

D 국내 은행 운용팀장은 "외은 쪽에서 기존 딜의 언와인딩 요청이 계속 있는데 우리 입장에선 미실???缺痼?만기보다 먼저 내어주는 만큼 기회비용을 청구하고 싶은 것"이라며 "하지만 서로가 보는 비드 가격이 다르고 내부 평가 방식이 다를 수 있어 추가 비용을 부담할 용의가 있는 경우에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이 문제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