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채권/전망)-'광범위하고 강력한 달러 매도 시그널'과 변수 - Reuters News
서울, 11월2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달러/원 환율은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등을 반영하며 1200원대 후반에 출발한 후 장중 1300원선을 전후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원화 채권금리도 갭다운 출발하겠지만 3년물 기준 3.65% 밑에선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이 확신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확실히 돌고 있다. 당장 경기지표가 얼마나 빨리 둔화될지 확신을 가질 수는 없지만, 지난 50년간 평균적으로 마지막 금리인상에서 첫번째 인하까지 5~6개월 가량 소요됐다는 점을 바탕으로 프라이싱이 이뤄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 달러 지수가 떨어진 데는 주택 지표 부진 여파뿐 아니라 미국 통화정책 기대와 맞물린 분위기 반전 기대를 무시할 수 없다.
바클레이즈은행의 월말 리밸런싱 모델에 따르면 광범위하고 강력한 달러 매도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개월간의 달러 강세 시그널이 역전된 것이다. 지난 3개월간의 달러 롱 포지션이 깊었던 만큼 리밸런싱 수요는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물론 올해 초에도 '드디어 때가 왔다'며 기세를 높였던 금리 하락·달러 약세론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모두가 알고 있긴 하다. 지난 4월에 3.3%까지 떨어졌던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불과 한 달 전에 5%를 넘어섰던 걸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더 중요한 건 변동성이다. 지난 9월 초 4% 초반대였던 미국 국채 금리가 한 달만에 100bp를 뛰어올랐다가 다시 60bp를 되돌렸다.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급격히 되돌려지는 거대한 이벤트가 있었던 게 아니었음에도 이 정도의 변화가 나타났다.
제대로 된 기관이라면 이런 변동성이 나타나는 시점에 공격적인 포지셔닝을 하는 건 쉽지 않다.
더구나 현 시점에 미국 시장이 이미 80bp 수준의 내년 금리인하를 선반영하다 보니 추가적인 달러 숏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전반적인 흐름은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할 수 있지만 쫓아가면서 달러를 매도하기엔 다소 애매한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1200원대 후반대에서 1300원대 초반대 레인지를 고수하면서 다음달 일본은행(BOJ) 이벤트를 기다리는 게 맞을 듯하다.
연준이 당장 통화정책 스탠스를 크게 전환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 데다 달러/위안 환율 역시 7.15 내외에서 인민은행의 속도 조절 의지가 엿보이는 상황이다.
당장 원화를 크게 흔들 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는 만큼 당분간 수급장이 이어질 것으로 봐야 할 듯하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현 시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 완화에 대한 적극적인 시그널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 해도 수급이 워낙 좋다 보니 딱히 밀리지도 않는다.
수급은 좋은데 기준금리는 막혀 있다 보니 일단 장기물 금리가 눌리고 있다. 다만 해가 바뀌면 발행이 정상화되면서 수익률곡선의 방향이 바뀔 수 있는 만큼 다음달 중순 이후부터는 스티프닝 시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