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주금공 기습 외화채 발행 재개..수출입銀 선물환 롤오버 물량과 크로스 수급 대전 가능성 - Reuters News
서울, 11월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지난달 달러 표시 외화채권 발행을 전격 연기했던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갑작스럽게 달러, 스위스 프랑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서기로 하면서 통화스왑(CRS)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수급 공백이 두드러지는 시점에 10억 달러 내외 부채스왑이 풀릴 수 있다는 건 강력한 베이시스 축소 요인이지만, 조선업체의 선물환 롤오버 물량도 만만치 않게 대기하고 있어 시장의 방향을 예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금공 기습 외화채 발행 재개..크로스 시장 '움찔'
8일 주금공은 달러채와 스위스 프랑 표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에 나섰다. 달러채의 트렌치는 3년이며 스위스 프랑채권의 트렌치는 3년과 5년이다. 총 발행규모는 8억 달러 정도로 알려졌지만 투자자 수요를 감안해 추가 발행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금공은 당초 지난달 말 달러채 발행을 위한 컨퍼런스콜을 진행했지만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를 확인하며 프라이싱을 보류했다.
이후 시장에선 주금공이 사모로 발행하거나 발행 자체를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날 갑작스럽게 달러, 스위스 프랑채권 동시 발행을 진행한 것이다.
CRS 금리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급락 여파로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던 CRS 금리는 빠르게 보합권까지 회복한 후 추가 상승 시동을 걸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수급 공백이 커지는 시점에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주금공 물량이 튀어나온 만큼 CRS 금리 상승, 베이시스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A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주금공 발행이 기약 없이 미뤄지거나 흐지부지되는 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한다고 하니 일단 페이로 대응하고 있다"며 "달러채로만 5억 달러를 한다고 하니 스위스 프랑채권까지 감안하면 10억 달러 정도 예상하는 게 맞을 듯하다"고 말했다.
B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지금 수급상으로 팽팽하다고 하지만 최근까지 재정거래 관련 수요로 비드가 계속 강했고 베이시스도 축소되는 흐름이었다"며 "여기서 주금공 물량까지 나오니 이 흐름에 좀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금공 입장에선 자금 조달을 최대한 늘리고 싶을 것"이라며 "연말을 앞두고 유동성도 떨어지고 공격적으로 가격 제시도 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이렇게 규모가 큰 물량이 나오면 영향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기하고 있는 선물환 롤오버 물량이 만만치 않은 만큼 CRS 시장이 일방적으로 쏠리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처리된 조선업체 선물환 거래의 만기가 차례대로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은 지난해 시중은행 신용공여 한도 초과 이슈로 어려움을 겪던 조선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을 통해 선물환 거래를 대규모로 처리하게 했다. 수출입은행을 통해 해당 선물환 거래가 이뤄진 지 1년여가 지나면서 만기가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해당 거래의 만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고 롤오버 물량이 돌고 돌아 국내은행들에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C국내은행 스왑딜러는 "현재 수출입은행 선물환 롤오버 관련해서 대기하고 있는 물량이 상당히 있다"며 "원래대로라면 연말에 크로스 시장이 크게 눌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선물환 롤오버 규모를 감안하면 주금공 물량도 무난하게 해결될 것 같다"며 "다만 기존에 페이할 걸 들고 있던 곳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 당장 스크린 금리는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