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대 시중은행, 대규모 신디케이트 론 통한 폴란드 무기 수출 금융지원 준비 - Reuters News
서울, 11월3일 (로이터) 임승규 김주연 기자 - 국내 5대 시중은행이 대규모 신디케이트 론(syndicated loan, 다수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차입자에게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 조성을 통해 국내 방산업계의 최대 현안인 폴란드 2차 수출이행계약에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은 총 100억 달러에 달하는 신디케이트 론을 조성해 폴란드 정부와 3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폴란드 2차 수출이행계약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5대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폴란드 정부와의 2차 무기 계약에 신디케이트 론을 통한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해 왔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지난해 7월 폴란드 정부와 무기 수출을 위한 기본 계약을 맺은 후 구체적인 물량과 도입 시기는 이행계약(본계약)을 통해 추후 정하기로 했다.
1차 수출이행계약은 지난해 8월 이뤄졌는데 K2 전차 180대(약 4조5000억원), K9 자주포 212문(약 3조2000억원), FA-50 48대(약 4조2000억원), 다연장로켓 천무(약 5조원) 등이 포함됐다.
정부 간 거래로 이뤄지는 사업의 특성과 막대한 거래 규모 탓에 방산계약 때 무기 판매국은 구매국에 저리 대출과 장기 분할상환 등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1차 계약 당시엔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이같은 금융 지원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3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2차 이행계약 협상을 앞두고 금융 지원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특정 대출자에 대한 신용 제공 한도가 자기 자본의 40%로 제한돼 있는 수출입은행은 1차 계약 당시 이미 수출금융을 한도에 가깝게 사용해 추가 지원이 어려워졌다. 여야가 수출입은행의 자본금을 30조~35조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법안의 신속한 개정 여부가 불투명하다 보니 당장 폴란드 정부와 2차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 방산업체들 입장에선 더 즉각적인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신디케이트 론을 조성해 2차 계약에 금융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신디케이트 론 규모는 100억 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자금조달 경로 등 대출 집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하기 위해 내부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폴란드 2차 계약을 위한 자금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방산업계에선 폴란드 무기 수출 계약의 규모를 감안할 때 시중은행의 금융지원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폴란드와의 2차 무기수출 계약 일부가 국내은행들의 신디케이트 론 금융지원을 받는 쪽으로 검토되고 있다"라며 "다만 이것만으로는 총 계약 규모를 다 채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른 금융지원 방식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