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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일본이나 한국이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1. 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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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1월1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이렇다 할 방향성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제한적 범위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장중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이 이날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BOJ)은 통화완화 정책의 전면 수정보다는 미세 조정을 택했다.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1%로 유지하면서도, 1%를 어느 정도 넘어서는 것은 용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장기금리 상승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한편 BOJ는 내년 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직전인 지난 7월 기존 전망치인 2.5%에서 2.8%로 0.3%p 올렸다.

BOJ가 수익률곡선 통제 정책을 과감히 조정하지 못하는 건 1990년대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것을 보고 세금을 올렸다가 잃어버린 30년을 맞았다는 트라우마가 BOJ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금리를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누르고 있는 BOJ의 선택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일본의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이미 한국을 넘어서고 있는데 금리가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뉴욕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다시 150엔을 돌파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의 1% 돌파도 가시권이다.

한국은 어떨까?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 금융상황이 지나치게 완화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만 올렸을 뿐 금융당국의 대규모 우회 유동성 공급 조치로 금융불안만 오히려 커진 상태라는 것이다. 올해 40조원의 특례 보금자리론 공급에 이어 내년에는 25조원 규모의 신생아 특례공급도 예고돼 있다.

정부가 공사채 발행을 억제하고 있는 가운데 11월엔 국고채 30년물 발행규모도 크게 줄여 수익률곡선도 인위적으로 누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든 뭐든 뭔가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금융당국이 관련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절대 터트려선 안 된다며 신신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뭔가 자연스럽지 않고 인위적으로 통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투자자들은 편하지 않다. 일본 국채시장의 투자자들이 받는 느낌과 사실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국내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국내 금리가 미국 금리를 그대로 추종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에 문제가 터지지 못하도록 당국이 꽁꽁 싸매고 있다는 생각에 다들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한꺼번에 치를 비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장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미국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글로벌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상황이 아니면 당장 반전은 쉽지 않다.

현재 투자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연준의 스탠스가 하루아침에 바뀔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나마 내일 발표될 미국 재무부의 만기별 차입 계획에서 단기 조달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이 긍정적인 재료다.

11월이 되면 미국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 이슈가 고개를 들며 셧다운 혼란이 재개될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미국 금리가 하락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다.

좁은 범위에서 치고 빠지는 전략만이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