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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얼마나 더 오래'의 프레임 전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0. 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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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월19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4.9% 위로 올라선 미국 10년 국채금리 영향으로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중립 스탠스를 보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는 롱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투자심리 위축과 다음주 입찰 등을 감안할 때 분위기 반전 모멘텀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9% 선을 넘어섰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9% 선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이다.

9월 미국 고용과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며 경기침체 기대 시점을 또 한 번 이연시킨 게 채권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확산 우려로 국제유가가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가는 것도 변수로 부각됐다.

미국 하원은 18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의장 선출을 위한 2차 투표를 실시했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의 의장 후보인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전날에 이어 이번에도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지난 3일 공화당 내부 강경파가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결의안을 처리한 이후 이어지고 있는 초유의 하원 지도부 공백 사태는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오는 11월 연장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력이 복원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돌이켜 보면 미국 국채시장의 수급 주체 이탈은 지난 8월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한 후 불거졌다. 견조하게만 보였던 미국 국채의 위상이 크게 훼손된 후 다시 복원되지 못한 데다 추가로 투자자 신뢰를 위협하는 상황이 예고돼 있는 것이다.

현 시점에선 연방준비제도 위원들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고용과 소비는 여전히 견조하고 물가상승률은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데 유가 불확실성마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정책금리를 인상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기조 변경 시그널을 줄 수도 없다.

미국 금리가 쉽게 내려오기 어렵겠다는 확신이 들 때마다 투자자가 추가로 이탈하면서 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연준이 현재의 스탠스를 얼마나 더 오래 끌고 갈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얼마나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금통위도 사실 할 수 있는 게 없다. 미국 통화정책 경로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1350원을 넘어선 달러/원 환율과 유가 불안,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국내경기 등을 감안할 때 금통위가 이전과 다른 시그널을 내놓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글로벌 고금리 국면이 더 높은 수준에서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국내 통화당국의 정책 주안점은 결국 시장의 안정적 관리에 맞춰져야 할 듯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돈으로 치닫고 있는 현 시점에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건 한은이 통화정책 기조나 언론의 가계부채 논조와 무관하게 단기자금을 풍부하게 유지했기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국 말보다는 행동이다. 이날 이 총재가 어떤 말을 한다 해도 시장은 현재 한은이 지금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당분간 국내시장 참가자들 역시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보수적 포지셔닝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장금리가 많이 올라온 상황이지만 당분간 채권 입찰 때마다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유다.

한은 총재의 금통위 기자회견이 혹시나 매수 재료로 작용한다고 해도 오버나잇 포지션을 가져가기보다는 장중에 정리하며 빠르게 치고 빠지는 하우스들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