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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희망고문의 흑역사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0. 1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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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월1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컨센서스를 날려버린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와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금리의 상하방 변동성이 커지고 레인지가 전혀 잡히지 않고 있어, 장중 쏠림이 클수록 장막판 포지션 언와인딩 시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사실 지난해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사정이 여기까지 이를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어느 정도 올리고 나면 경기가 급속히 가라앉고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면서 금리인하로의 공수교체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그리고 시장참가자들이 한 일은 경기지표가 이같은 전망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는데 1년6개월이 훌쩍 지나도록 같은 패턴만 반복이다. 7%대까지 올랐던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3%대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이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데 더 중요한 건 소비나 고용이 견고하다는 점이다.

이젠 드디어 침체가 온다는 목소리가 커질 때마다 돌아온 건 블록버스터급 지표 충격이었다.

이제 10월이라 곧 연말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 패턴이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의 충격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는데 이번엔 소매판매 지표가 날았다.

미국 상부무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소매 판매는 7049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0.7%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를 0.4%p나 웃돈 수치다. 8월 소매 판매 증가율도 전월 대비 0.6%에서 0.8%로 상향 조정됐다.

이쯤 되면 미국의 가계가 5.25% 금리인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미국의 가계대출이 대부분 고정금리 대출로 돼 있고 초저금리에서 집을 산 사람들이 집을 팔지 않으면 연준이 어떤 행동을 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 거기에 코로나 기간 동안 대규모 정부지출이 가계로 이전되면서 가처분소득은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다 보니 이럴 것이다.

기업들의 경우 가계보다는 리파이낸싱 압력이 클 수 있겠지만 계속되는 실적 호조세를 감안하면 아직 충분히 버퍼가 있는 듯하다.

되돌아보면 올해 초에도 다수의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과 인플레이션의 빠른 안정, 달러 약세 반전과 금리 하락을 기대하며 포지셔닝을 했다.

지금 분위기라면 내년 초에도 비슷한 포지셔닝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 보이다.

하지만 이 희망고문의 흑역사가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벌써 1년째 반복되고 있는 이 기대와 실망의 파노라마가 몇 달 더 미뤄진다고 해도 누가 뭐라겠는가?

가뜩이나 수급 불안 우려가 큰데 미국의 경기침체 도래는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니 미국 국채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간중간 미국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 뉴스가 영향을 미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임팩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국내 채권투자자들은 그동안 하던 걸 계속 해야 하면 될 듯하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너무 기대하지도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않으면서 일단 10월을 버텨내는 데 집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