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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국고3년 4% 위에서 손절 압박 받는 기관들.."오늘은 아니지만.."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0. 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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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월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추석 연휴 기간 중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원화 채권금리도 속절없이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공감대 속에 국고채 3년물 기준 4%는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롱포지션을 늘려 왔던 기관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시장의 최대 이슈다.



▲브레이크 없는 美 금리 상승..인하 기대 후퇴와 깨진 수급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4일 오전 10시57분 현재 국고3년 지표금리는 전거래일보다 15.4bp 상승한 4.029%, 국고10년 지표금리는 27.9bp 오른 4.290%에 거래되고 있다.

연휴 기간 중 미국 국채금리가 40bp 이상 급등하면서 원화 채권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국채시장의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금리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미국 국채의 최대 투자자였던 중국이 보유량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헤지펀드가 대규모 숏베팅에 나서며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각종 규제로 국채전문딜러들의 인수 역량이 떨어진 상황에서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논란 속에 미국 정치제도의 취약성까지 노출되다 보니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기 경로가 연준과 시장의 예상 궤적보다 천천히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급격한 정책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는 점도 금리에 상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추가 긴축이 없더라도 시장금리가 현재 레벨에서 더 오래 머물 수 있다는 부담감이 커지며 채권 수요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사라졌는데 당장 수급 균형이 깨지는 모습이 확인되니 포지션이 가벼운 기관들도 매수로 대응하기보다 관망을 택하고 있다.



▲뒤늦은 손절 나올까.."적어도 오늘은 아니다"

관건은 대내외 금리의 추가 상승과 뒤늦은 손절 여부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견고한 레인지 상단이었던 4.35%가 깨진 후 기술적으로 열려 있던 4.8%까지 결국 올라온 상황이다. 숏베팅을 걸었던 곳들이 한 번쯤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금리 레벨이다 보니 연휴를 마치고 복귀한 국내 딜러들 입장에선 무작정 손절에 나서기 쉽지 않다.

더구나 미국을 위시해 대다수 나라들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이미 종료된 가운데 미국 역시 최대 한 번 정도의 추가 금리인상만 남아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정책금리 정점에 대한 영점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보니 '내가 손절하면 금리 고점'이라는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하루나 이틀 정도 더 지켜보면서 대외 금리 움직임과 정책당국의 대응 수위 등을 감안해 손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증권사 채권본부장은 "대내외 수급과 심리 위축 등에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작했지만 중립 이상 롱포지션을 가진 기관들이 오늘 손절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분기가 새로 시작된 데다 작년에도 11월과 12월을 지나면서 시장이 안정된 것을 감안할 때 쉽게 손절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레벨에선 과연 여기서 더 밀릴까를 판단해야 하는데 관건은 결국 내년에 기준금리 인하폭이 얼마가 될 것이냐일 듯하다"며 "미국의 내년 인하 기대폭이 네 번에서 두 번으로 줄면서 금리가 여기까지 왔는데 만약 경기 데이터가 더 좋게 나오면서 인하 기대폭이 더 준다면 지금 레벨이 적정 가치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손절 없이 분위기 반전 한계..크레딧 이벤트 우려도

시장참가자들은 롱포지션을 들고 있는 기관들이 분명한 손절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내외 채권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언제든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부담감도 채권 투자를 압박할 전망이다.

B외국계은행 채권딜러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사라진 현 시점에선 딱히 기댈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인하 전망에 기대 포지셔닝을 하려 해도 11월 중순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자체적으로 회복하려면 기본적으로 롱포지션이 정리되면서 신규 매수세가 유입되는 게 확인돼야 한다"며 "국내 금리가 여기까지 올라오는 동안 이렇다 할 손절이 없었기 때문에 분위기 반전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C외국계은행 대표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취약해 보인다"며 "지난 분기말에 달러가 남고 원화가 모자랐는데 달러가 이렇게 많이 남았던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을 필두로 국내 크레딧이 상당히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데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때문에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커브 스티프닝과 베이시스 확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