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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패닉 빠진 美 국채시장과 손절 버튼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0. 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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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월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연휴기간 중 나타난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대내외 금리의 추가 상승 시그널 앞에서 롱포지셔너들이 손절하지 않고 버텨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휴 기간 중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연방정부 부채한도 확대를 놓고 미국 정가가 끝없는 대립을 이어가다가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했지만 부수 피해(collateral damage)가 만만치 않다.

이번 예산안 협상에서 극적인 타협을 도출해 냈던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의장이 당내 강경파 의원들에 의해 축출된 것이다. 이날 매카시 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가결된 것은 단순한 정치 이슈에 국한되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 국채의 적정 가치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기조가 이어지며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통치 제도의 취약성이 노출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지켜왔던 미국 국채가 이제는 도리어 불확실성 지뢰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이는 결국 투자자 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부실해진 미국 국채 수요 기반에 더 큰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미국 국채 10년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지난해 영국 연기금 사태와 같은 크레딧 이벤트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은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미국 금리가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폭등하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에도 '한국과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는 논리로 미국 금리 상승에 잘 버티던 국내 시장은 한순간에 무너졌고, 사흘 동안 금리가 70bp 오른 바 있다. 대내외 정책금리 상단의 영점이 잡혀 있는 올해의 경우 작년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있긴 하지만, 20~30bp 정도의 상승 여지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3년물 기준 3.5%에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동안 국내기관들이 제대로 된 손절을 하지 않은 것도 시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는 추석 캐리를 명분으로 연휴 직전 포지션을 오히려 키웠기 때문에 손절 압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연휴 직전에도 변동성이 컸다 보니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제대로 준비한 곳도 많지 않을 듯하다. 과연 어느 금리대에서 물량을 받을지를 놓고 국고채전문딜러(PD)들의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울고 싶은데 뺨 때린다고 이런 상황에서 국내 지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 광공업 생산이 증가하며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2%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2021년 2월(2.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

9월 수출도 4.4% 감소에 그치며 시장 컨센서스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