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진단)-강한 연고점 뚫어낸 달러/원 환율, 변곡점 맞을까 - Reuters News
서울, 9월26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달러 강세 여파에 10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환율은 26일 1349원선까지 올라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달러지수가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오르자 이날 원화는 그간의 상단 저항을 뚫어내며 약세 변동성을 대거 키우고 있다.
최근 원화 변동성 자극 요인인 위안과 엔은 짙은 당국 개입 경계감에 일단 약세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미국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이들 통화의 약세 국면 전환 기대가 낮은 터라 원화 움직임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분기말과 추석 연휴를 앞둔 네고 저항이 있는 듯했지만, 강한 역외 매수세가 몰리자 이날 환율은 상승 탄력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그러면서 역내 달러 저항도 조금씩 물러서는 조짐을 보이면서 환율은 상승폭을 넓혀 1350원대 진입을 타진하고 있다.
▲ 달러/원 변곡점으로 지목되는 1350원대
달러지수가 106선으로 오르는 등 강달러 모멘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투기세력들의 달러 포지션은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순롱포지션으로 돌아섰다.
이날 달러선물시장에서 외인들은 4만계약을 넘게 순매수하고 있다.
그간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역외들의 활발한 숏 커버 이후 이제는 신규 롱을 구축하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대외 여건상 강달러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고금리 유지에 더해 중립금리 상향조정에 따른 금리 인상 조치까지 고려해야는 상황에서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가 오르는 등 대외 여건 따라 환율이 끌려올려가는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그간 원화 약세를 막아선 수급이 점차 소진되는게 아닌가 싶은데 시장참가자들은 이를 타진하면 대응에 나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기 상단이 뚫린 달러/원은 1350-60원대의 저항이 예상된다. 전고점 1360원대에서 심리적 저항을 기대하긴 하지만, 사실상 1350원대가 쉽게 뚫리면 대외 전개 상황 따라 환율이 빅피겨인 1400원대를 가시권에 둘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B 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 1350원대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 레벨이 의미있게 뚫리면 1400원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환율이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이 구간은 공백 구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과 달리 주요국의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금리와 달러의 일방적인 상승에 따른 원화의 과도한 약세가 전개되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C 은행 외환딜러는 "작년 달러/엔이 150엔대로 급등할 때 달러/원도 1400원대를 넘겼는데, 그 때의 통화정책과 지금은 다르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금리가 계속해서 튀면서 SVB 사태처럼 예기치 않은 상황이 전개되면 그 때 환율 1400원대 진입은 가능한 시나리오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