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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韓 금융시장 위기설과 증권사 헤지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8. 3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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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월31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전날 장막판 조정폭 과대 인식과 미국 국채금리 하락 등을 재료로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전날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로 매수심리를 압박한 증권사의 행보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시장이 밀린 데 대해 많은 이들이 의아해 했을 듯하다.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잭슨홀 미팅이라는 큰 산을 별 무리 없이 넘기면서 안도 랠리 기대감이 있던 데다 달러 금리마저 큰 폭으로 반락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동안 국채선물 매수 포지션을 크게 줄였던 외국인이 다시 포지션을 쌓아가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었다.

국내 증권사가 대규모 매도로 시장을 짓누른 데 대해 여러가지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시중에서 돌고 있는 금융시장 위기설과 연계해 맥락을 파악하려 한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나면서 땜질로 막았놓았던 둑이 범람할 수 있다는 우려는 최근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을 그대로 방치한 채 여기까지 오면서 경착륙 우려를 키운 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팔 비틀기로 부실 정리는 내년 총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게 오히려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더구나 9월엔 코로나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장이 끝나는 만큼 금융권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수도권 부동산 PF 사업장의 사정이 한결 개선돼 부동산 PF발 대규모 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내외 통화긴축 마무리 전망 역시 극단적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하지만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맞물려 국내 경기가 하방 압력을 크게 받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재료가 도화선이 돼 위기로 이어질지 예단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는 자산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최근 시장에 여전채 물량이 늘어난 것은 이 때문이다.

문제는 리스크를 가급적이면 줄이려는 게 시장 분위기다 보니 매물 처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물 처분이 되지 않으면 부담을 느낀 곳들은 헤지를 다시 늘려 대응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고금리 특판으로 급격히 늘었던 예금의 만기도 9월 추석이 지나면서부터 돌아오게 된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보니 은행채를 먼저 찍으려는 곳들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크레딧 경계감이 커지다 보니 예측하기 어려운 재료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감안해 접근해야 할 듯하다. 크레딧 경계감을 묻을 수 있을 만큼 시장금리 하락 동력이 강하게 나타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편 이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었다.

광공업생산 감소폭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한 가운데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도 전월보다 3.2% 줄어 2020년 7월(4.2%)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다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소비 감소폭을 일정 부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분명한 경기 흐름은 8월, 9월 지표까지 확인해야 알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