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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차이나 리스크가 바꾼 프레임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8. 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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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월2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급락 영향으로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장중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반영하며 변동성 흐름을 보이겠지만 강세폭이 클 경우 장 후반에는 잭슨홀 미팅에 대한 헤지 차원에서 포지션 정리 매물이 늘어날 수 있어 보인다.

중국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 어려웠던 만큼 국내 시장참가자들이 모험을 걸기 쉽지 않았다. 금통위 회의와 잭슨홀 미팅이라는 대형 이벤트까지 앞두고 있다 보니 다들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다만 이미 시장금리가 한 번의 추가 금리인상을 모두 반영한 상황에서 맞이하는 금통위 회의가 딱히 부담스럽진 않아 보인다.

금통위원이라면 물가와 경기, 환율, 가계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현 시점에선 이 재료가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가는 하향 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고 중국발 경제 위기 우려로 국내 경기 역시 하방 압력이 큰 상황이다. 물론 환율이 위험 임계점에 근접해 있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심상치 않기 때문에 완화적 시그널을 내놓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너무 복잡할 땐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 중국 경기 부진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국내 수출과 투자엔 비상등이 켜졌다. 코로나 보복 소비 경향이 약해지는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 소비 증가세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당장은 중국 관광객 유입에 따른 기술적 성장률 제고 요인이 있지만 중장기적로는 하방 압력이 커 보이는 상황이다.

그리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문제다. 정말 알 수 없는 이유로 정부는 '추경은 없다'는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마지못한 양보'를 예상했지만 현 시점에서 정부와 여당이 정치적 자해행위와 마찬가지인 일본 오염수 방류 지지를 고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금융당국을 통한 우회적 유동성 공급도 쉽지 않게 됐다. 가계부채 문제가 연일 언론의 지면을 오르내리면서 금융당국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 실패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모럴 해저드가 확인되면서 더 많은 이들이 더 늦기 전에 참전하려 시도하고 있어 당국이 일정 부분 고삐를 잡을 수밖에 없게 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말대로 10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하는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고 해도 경제의 활력이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수출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 국내 경기의 반등 모멘텀이 사라지면서 급격한 침체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통위원이라면 물가와 경기, 환율, 가계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섣불리 판단하진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게 합리적이다.

중요한 건 프레임이다.

중국의 경제 위기 가능성은 향후 인플레이션의 재도래 가능성을 극적으로 낮추는 요인임과 동시에 디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포함시킨다. 국내 통화당국이 정책을 판단할 때 물가 상방 리스크보다 경기의 하방 리스크를 더 크게 볼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현재 시장금리는 이미 한 번의 추가 인상을 반영한 상황이다 보니 금통위 결과 자체에 대한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통위 회의와 잭슨홀 미팅을 무사히 타 넘으면 안도 랠리다. 금통위 회의를 일단 무사히 타 넘을 수 있다면 3부~5부 능선은 넘어선 셈이 된다. 안도 랠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미리 포지션을 쌓으려고 시도할 수 있는 이유다.

물론 장 후반에는 잭슨홀 미팅 프라이싱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후퇴한 현 시점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 발언 필요성도 그만큼 낮아진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크게 물려 있는 하우스가 아니라면 일정 부분 포지션을 확충하는 걸 고려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