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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롱포지셔너가 이 금리대에서 헤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8. 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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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월1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전날 아시아장보다 뉴욕장의 금리 상승폭이 제한적이었음을 반영하며 소폭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전날 3년, 10년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했던 외국인의 추가 포지션 정리 여부가 장중 변동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3% 수준에서 일진일퇴 공방 중이다. 이 정도만 해도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을 듯하다.

기술적으로 4.3~4.35%가 뚫리면 4.6~4.8%대까지 이렇다 할 저항선이 없다는 게 부담이다. 가뜩이나 이달 말 잭슨홀 미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예상하기 어렵다 보니 기존에 롱포지션을 무겁게 가지고 있던 곳들은 헤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듯하다.

기존 포지션은 그렇다 쳐도 왜 신규 포지션이 적극적으로 유입되지 않는 것일까?

결국은 주식이 너무 견조한 게 문제다. 채권투자의 경우 지난 2021년 이후 2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올해도 자칫 마이너스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흐름이다.

반면 주식시장은 지난해 큰 조정을 마친 후 올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조정은 짧고 '버티면 먹는다'는 인식이 워낙 강한 데다 기대수익률이 채권에 비해 훨씬 크다 보니 투자자들이 유의미하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유인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 정도 금리 수준이면 미국 경제가 흔들릴 만도 한데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기업들은 차입 금리가 낮을 때 고정 금리로 조달해 놓은 게 있어 현재 순이자 비용은 60년 만의 최저 수준이고 소비자들은 모기지 금리가 낮을 때 고정금리로 집을 매입해 30년물 모기지 금리가 7%를 넘어선 지금 집을 팔거나 살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기업이든 소비자든 리파이낸싱 부담이 커질 때쯤 연준 통화긴축의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시기가 당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겠다는 인식이 생기다 보니 롱심리가 쉽게 살아나지 못한다.

국내시장만 보면 숏이 없다는 게 큰 문제다.

3년물 기준 3.6%대부터 대다수 국내기관들이 포지션을 채워온 상황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천장을 뚫고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버티면 이긴다'는 심리에도 균열이 가고 있다.

당장 연말 실적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선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데다 변동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 롱베팅을 걸기도 만만치 않게 됐다.

하지만 '내가 손절하면 그 때가 금리 고점'이라는 두려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국내기관들의 무한 물타기와 외국인의 포지션 정리가 어느 방향으로 귀결될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와 잭슨홀 미팅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각자도생(各自圖生)식 위태로운 외줄타기 매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