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 등급 강등에 미국채 헤어컷 여부 주목..국내銀 "CSA 담보 대부분 원화채나 달러" - Reuters News
서울, 8월2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12년 만에 다시 강등된 가운데 파생상품시장에선 미국 국채의 헤어컷(채무조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달라진 신용등급 기준에 맞춰 미국 국채의 담보 가치가 조정되면 기존 장외 파생상품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은행들과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은행 지점의 경우 장외 파생상품 계약의 담보로 대부분 원화채 또는 달러를 활용할 뿐 미국 국채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파장을 예단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낮췄다. 2011년 8월 S&P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 강등한 이후 12년만이다.
3개 신용평가사 중 2개 신평사가 미국의 등급을 AA+로 산정함에 따라 AA+는 미국의 공식 등급이 됐다. 이같은 미국의 공식 신용등급 변동은 미국 국채의 헤어컷이 발동될 트리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다.
A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당장은 미국채 헤어컷과 관련해서 어떻게 하라는 지침이 내려오지는 않았다"며 "다만 신용평가사 세 곳 중 두 곳의 등급이 바뀔 때 트리거 요인이 되기 때문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장외 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당사자들은 신용 위험의 최고 감내 수준(threshold)을 설정한 후 시가평가 변화에 따라 적격 담보물을 추가로 납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달러 국채가 중요한 적격 담보물로 활용되는 만큼 이번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11년 (S&P의 신용등급 조정) 당시 미국 선물거래소 등은 미국채 담보 요건과 헤어컷 조정을 보류했다"며 "이번에도 담보 스퀴즈 문제 해소를 위해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거래소보다 규모가 훨씬 큰 장외 파생상품 계약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뤄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은행이나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은행들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장외 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적격 담보물로 대부분 원화채권이나 달러를 사용할 뿐 달러 국채를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이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혼란을 빚었던 2011년보다 상대적으로 견조해 피치의 이번 결정에 따른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B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오늘 내부 평가를 하면서 담보가치 변화에 대해 들은 내용은 따로 없다"며 "더구나 국내은행들은 외국계은행과 파생상품 계약을 맺을 때 담보로 대부분 원화채를 활용하고 나머지는 달러 캐시를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영향은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은행 입장에서는 원화와 원화채권이 많으니 가급적이면 그걸 사용하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은행 차원에서도 가급적 달러 담보 사용을 하지 않도록 유도해 왔다"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 대표는 "일단 현재까지는 리전 쪽에서 미국채 담보 가치에 대해 아무 이야기가 없는데 내일 정도면 리포트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서울 지점들은 달러를 차입하는 입장이다 보니 미국 국채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의 시장 반응을 봐선 큰 혼란 없이 지나갈 수도 있을 듯하다"며 "환율이 오르긴 했는데 주식시장이 조정받은 정도라서 판단은 오늘 런던과 뉴욕장을 보고 해야 할 듯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