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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고조되는 해외 부동산투자 부실 우려..스왑·FX 후폭풍 '촉각'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7. 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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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월2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최근 국내기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부실이 하반기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새롭게 부각된 가운데 스왑, 외환시장참가자들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던 다수 국내 기관들이 중순위(메자닌) 대출 및 지분 투자 방식을 택했던 만큼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대규모 자산 상각이 잇따를 경우 스왑 시장에 대규모 헤지 포지션의 언와인딩이 나타나며 외환시장도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 멀티에셋 해외 부동산 투자 90% 상각..헤지 언와인딩 조짐 '아직'

최근 미래에셋증권 계열사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2800억 원 규모 펀드 자산의 약 90%를 상각하기로 결정했다.

건물주였던 골딘파이낸셜홀딩스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하자 선순위 대출자였던 싱가포르투자청과 도이체방크가 담보로 잡았던 건물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투자했던 자산이 사실상 사라진 만큼 남은 건 헤지 플로우뿐이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달러 '바이 앤 셀'을 통해 초기 투자자금을 조달했다고 본다면 투자 자산이 사라진 현재 오버헤지를 풀기 위한 포지션 언와인딩이 이뤄지는 게 합리적인 수순이다.

이 과정에서 스왑뱅크의 환델타가 일부 열리게 되면 그만큼 스팟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할 압력도 커지게 된다.

해외 부동산 투자의 경우 배당지급 규모와 지급일 관련 불확실성 때문에 통화스왑(CRS)을 통한 헤지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 현재까지 관련 포지션의 언와인딩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다.

A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이번 거래의 헤지를 담당했던 곳들에 확인해 보니 현재로선 스왑 포지션의 언와인딩이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며 "거래 구조상으로도 포지션 언와인딩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줄줄이 예고..스왑·FX 헤지포지션 주목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 금융 투자사들의 해외 부동산 펀드(공·사모 합산) 순자산 총액은 76조 원을 넘는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고수익을 쫓는 국내 증권사 등의 대체투자 열풍으로 순자산 규모가 10년 동안 14배나 급증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근무가 확산되면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이 크게 늘고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기관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사례가 단기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현지에서 신규 투자자 모집에 성공해 리파이낸싱이 되지 않는 경우 멀티에셋자산운용 사례처럼 대규모 자산상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도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를 통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건물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주요 임차인 데카방크가 임대차계약의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손실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국내기관들이 내부 사정 때문에 쫓기지 않는다면 기한을 두고 순차적으로 부실 거래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데다 손실이 확정되기 전에 헤지 포지션을 바로 청산하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포지션 언와인딩이 실제 스왑,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B연기금의 CIO는 "메자닌 투자자 입장에선 선순위권자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 눈치를 보면서 상황을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담당자들 입장에선 자기가 자리에 있는 동안 먼저 터트리고 싶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가 손실 처리도 하지 않았는데 헤지 포지션까지 정리할지 의문"이라며 "국내 외환시장도 규모가 워낙 크니 큰 충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자산운용사 대체투자본부장은 "투자 손실이 얼마가 될지 아무도 모르고 그 과정도 한 두달 안에 끝나는 게 아니라 몇 년을 끌 수도 있다"며 "투자한 게 문제가 되더라도 다들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부채 규모의 변화와 실현익 가능성 등을 보며 신중하게 정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령 이건 못 받는 돈이라 치고 투자금의 30% 정도 포지션 언와인딩을 한다고 해도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리먼 사태 때처럼 한 번에 크게 터질 이슈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향후 얼마나 문제되는 사례가 나올지 알 수 없는 데다 부실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경우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D외국계은행 대표는 "해외 부동산 투자가 문제가 돼서 자산이 갑작스럽게 상각되면 오버헤지되는 만큼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데 결국 환헤지 비용이 커지게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나서서 대손충당금을 쌓게 하면 모두 원화로 쌓을 텐데 나중에 문제가 터져서 달러가 필요해졌을 경우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