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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외평채 등판 앞두고 9·10월 윈도우 발급 중단..적기 외화채 발행 눈치경쟁 '치열'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7. 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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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월20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기획재정부가 오는 9월경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 가운데 공·사기업 외화채 발행담당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통화긴축 종료 여부가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외화채 발행에 걸림돌이 되는 대형 이벤트가 산재해 있는 데다, 외평채 발행을 앞둔 기재부로부터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수요예측 날짜(윈도우)를 받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기재부 9·10월 윈도우 발급 중단..외평채 발행 준비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재부는 오는 9월과 10월 중 외화채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윈도우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한국물의 경우 기재부로부터 윈도우를 받아야 수요예측을 진행할 수 있는데 윈도우 발급이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보니 어느 곳도 외화 조달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가 국내기관들의 9월, 10월 외화채 발행 일정을 현 시점에서 확정하지 못하는 건 외평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7일 외평채 발행 주관사단으로 BoA메릴린치, BNP파리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CIB, HSBC, 미즈호, JP모간, SMBC, 스탠다드차타드은행, KDB산업은행을 선정하고 외평채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시장에선 기재부가 8월 말경 투자설명회(NDR, Non-Deal Roadshow)를 통해 투자자 미팅을 가진 후 9월 초쯤 외평채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다만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엔화 외평채를 발행하는 데 따른 부담과 여전히 높은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한국물의 벤치마크로서 외평채 발행 성패가 갖는 상징적 의미 등을 감안할 때 기재부가 관련 일정을 확정하기까지 상당한 숙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기재부는 외평채 발행 전후로 두 주 정도 한국물의 윈도우를 비워 왔다.

외평채가 발행되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좋은 주요 은행들이 다음 타자로 나서 투자자들의 평가를 받았고 이후부터 다른 기업들의 발행이 줄줄이 이어지곤 했다. 한국물 가산금리의 벤치마크의 역할을 하는 외평채가 발행시장에서 흥행을 하면 다른 국내 기관들의 가산금리에도 후광효과를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기관들의 외화채 발행 윈도우가 어느 정도 확정되면 기재부의 외평채 발행 일정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진다.

기재부 입장에선 현 시점에서 외평채 발행 일정이 확정됐다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 급변으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싶을 수밖에 없다.

발행사의 한 관계자는 "외평채가 있다 보니 기재부도 섣불리 윈도우를 줄 수 없는 사정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윈도우를 주면 외평채 발행 일정과 관련해 시장과 약속하는 게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향후 사정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8월 정도 되면 윈도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기다리고 있다"며 "기재부 사정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불평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하반기 외화채 발행 수요↑..윈도우 확보 경쟁 치열할 듯

외화채 발행사 입장에선 단순히 외평채 일정만 피해야 하는 게 아니다.

미국 통화정책 결정이 글로벌 채권시장에 워낙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이나 FOMC 회의 등을 가급적 피하고 싶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10월엔 휴일이 많다 보니 선택할 수 있는 날짜가 딱히 많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북클로징에 나서는 11월 전에, 큰 부담이 없는 안전한 시기에 외화채를 발행하려면 상당히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이는 이유다.

여기에 여러 사정으로 당초 상반기에 진행하려던 외화채 발행을 하반기까지 연기한 곳들이 적지 않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발행사의 관계자는 "상반기에 원래 외화채를 발행하려고 했다가 하반기로 연기한 곳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다"며 "미국 지표 발표때 빼고, FOMC 회의때 빼고 하다 보면 다들 생각하는 날짜가 수렴하기 때문에 윈도우를 받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외화채 만기도래액은 209억달러로 상반기(189억달러)보다 20억 달러 늘어난다. 10억 달러 규모 외평채의 만기도 9월에 도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