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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경기로 중심 이동VS근원물가 이후 고려될 한은의 매파 논리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7. 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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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월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예상을 하회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 결과를 반영하며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장중 호주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변동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물가 하락세가 가파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지난달(3.3%)보다 둔화폭이 가팔라졌고 시장 컨센서스(2.85%)도 하회했다.

주목할 부분은 근원물가다. 6월 근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상승해 역시 6월(3.9%)보다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설명회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근원물가가 왜 더디게 떨어지는지 설명했지만 6월 지수만 보면 딱히 따로 움직이는 모습은 아니다.

물가가 갑자기 떨어진 것도 아니다. 소비자물가 하락 속도는 한은의 예상치를 이미 넘어서고 있지만, 근원물가 하락 속도는 예상 수준이다. 한은의 올해 근원물가 전망치가 맞다면 몇 달안에 3%를 하향 돌파해야 한다.

하반기 물가의 최대 변수인 유가 흐름도 안정적이다.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을 연장하기로 결정했지만 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85센트(1.2%) 하락한 배럴당 69.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서비스 부문이 워낙 견조하긴 하지만 제조업 PMI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기본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이미 돌아갔다는 게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물가의 하락 트렌드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제 남은 건 하반기에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반등할 수 있느냐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유가의 반락분을 고려한 기저효과가 물가를 다시 3% 내외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근원물가가 한은 예상대로 꾸준히 하락한다면 결국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에는 2% 수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 입장에선 모든 톱니바퀴가 딱 맞아 들어가는 느낌일 것이다. 경제부총리가 라면값까지 저격하며 물가안정에 총력전을 펴서 향후 경기에 집중할 여력을 만들었다. 하반기부터는 경기에 좀 더 집중하면서 내년 총선에 대비할 준비를 할 여건이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의 입장 변화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한은의 입장은 정부와 다소 엇갈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근원물가가 안정된다고 해도 당장 한은이 급격히 스탠스를 바꿀 것같지는 않다.

최근 한은 집행부는 부동산 가격 반등과 대출 증가에 커뮤니케이션의 비중을 늘려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을 필두로 은행을 압박해 사실상의 금융완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한 불만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긴 하지만 한은이 당장 긴축 스탠스를 해제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다.

다만 시장금리 측면에선 할 말이 많다. 역외 투자자들은 현재 한국의 시장금리가 경기 경착륙 가능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미국도 경착륙 가능성을 20%는 반영하고 있는데 한국은 채권금리에 온통 경기 낙관론만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당장 미국 고용지표뿐 아니라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큰 산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당장 금리 레인지 하단인 3.5%를 뚫고 갈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

금리인상의 효과가 미국 고용지표에 반영되는 게 확인될 때까지 고난의 행군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변화의 징후들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레인지 하단까지 시도할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는 상황이다.

RBA는 이날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RBA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지난 5월과 6월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이번달 금리결정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금리가 상단을 높여 올때 호주금리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감안할 때 이날 RBA의 결정에 대한 관심도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