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하반기 코스피 강한 랠리 기대는 '아직'..상승 모멘텀 강화할 핵심 변수는 - Reuters News
서울, 6월28일 (로이터) 문윤아 기자 -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과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상반기 중 코스피는 연초 증권사 전망치 상단을 단숨에 넘어섰지만,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 속 하반기 상승 모멘텀은 상반기보다 강하지 않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이 국내 증권사 14곳의 2023년 하반기 전망을 취합한 결과 코스피 상단 전망 평균치는 2760.8포인트로 조사됐다. 이는 연초 로이터 조사에서 전망된 연중 상단 평균치(2642.4포인트)보다 약 120포인트 높다.
코스피 하단 전망 평균치는 2361.7포인트로, 연초 전망(2068.8포인트)보다 290포인트가량 높게 제시됐다.
하반기 예상되는 코스피 거래 범위는 당초 전망보다 상향됐지만, 상단 조정폭이 하단보다는 크지 않아 코스피의 광범위한 랠리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 외인 수급ㆍ환율 핵심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올랐던 지난 1월과 5월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거셌다. 다만, 상반기 외국인 자금은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만 쏠리고, 다른 업종에 대한 유의미한 매수는 제한됐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6월27일 기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2.8조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인이 주로 매집한 삼성전자(12.2조원), SK하이닉스(1.6조원), 현대차(1.5조원)를 합산한 규모(15.3조원)에는 못 미쳤다. 결국 한국 주식 전반에 걸쳐 외인 선호가 높아졌다기보다는 특정 종목을 편식한 셈이다.
모간스탠리는 올해 하반기 코스피 타깃을 기존 2750포인트에서 2900포인트로 높였지만, 3000선을 기대하기 위해선 기술, 재료, 자동차 이외 업종의 상승세가 뒷받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낮아진 연준 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 자체 상방 압력이 크지 않아 현재로선 우호적인 외인 수급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
한편, 외국인 수급에 주요 역할을 하는 달러/원 환율은 최근 하단을 딛고 1300원으로 반등했다.
이번 조사한 증권사 중 코스피 상단을 가장 낮게 제시한 SK증권은 "환율 측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여지가 어느 정도 있어야 단기 자금들도 진입해서 증시의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 줄 것"이라며 코스피가 2650포인트까지 상승하더라도 달러/원이 지금처럼 1300원대에 머무르게 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크게 누릴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 반도체 업종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과열 신호는 경계해야
상반기 증시 상승을 이끈 반도체 업종은 업황 저점 통과 전망과 인공지능(AI) 산업 수혜 기대감에 강세 지속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을 필두로 한 탈세계화 흐름은 하반기 반도체 업종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증권은 "탈세계화에 따른 정부 주도 B2B투자가 향후 수년간 주요 산업의 테마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공장건설 증가에 따라 반도체 등 자본재 수출이 증가하는 시점이 올해 하반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노무라도 이달 초 보고서에서 IRA, CHIPS 법 등 미국 산업 정책에 힘입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산업의 경기순환 및 구조적 성장 예상하며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 2760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국내 대표 반도체 업종의 단기 과열 신호도 나온다. 챗 GPT발 AI 열풍과 엔비디아 호재에 SK하이닉스는 5월 초부터 연고점을 기록한 6월 중순까지 약 33%(종가 기준) 급등하다 최근 상승세가 꺾였다.
DBS는 "AI 붐 속 수요가 개선되더라도 한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현 가격에서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외국인 포트폴리오 유입세가 둔화 또는 전환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중국이 살아야 코스피가 산다
코스피의 핵심 펀더멘털인 한국 수출은 저점 통과 기대에도, 더딘 대중국 수출 때문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전년비 5.3% 늘어 작년 8월 이후 첫 증가 전환하고, 무역수지도 16.1억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크게 개선되며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지난 5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온 대중국 수출은 12.5% 감소하는 등 여전히 부진하다.
서방을 중심으로 한 탈중국 움직임과 공급망 다변화에도 중국은 미국과 함께 한국 수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5월 한국 수출의 대중국 비중은 20.3%로 여전히 미국(18.1%)보다 높다.
현대차증권은 "대미국 수출은 공급망 재편 등 수혜로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한다면, 중국 수출액 회복 유무가 증시 반등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부양책에도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하는 등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는 수출 전망을 복잡하게 한다.
모간스탠리는 코스피가 상방 압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미국의 공급 측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빨리 완화되고, 중국이 더 균형 잡힌 회복세를 보이는 등 더 우호적인 거시 흐름 변화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