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휴가 시즌 앞두고 촘촘히 쌓인 부채스왑 파이프라인..크로스 수급 교란 가능성 - Reuters News
서울, 6월2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부채스왑 파이프라인이 촘촘히 채워지고 있다. 본격 휴가 시즌을 앞두고 자산스왑 주문이 뜸해지는 7월 이후부터 수급이 비드로 쏠릴 가능성을 놓고 크로스 시장참가자들의 계산식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휴가 시즌 앞두고 무거워진 부채스왑 파이프라인
IB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로 예정된 굵직한 공모 외화채 발행만 네 건에 달한다.
7월 첫째 주에 한국동서발전이 첫 테이프를 끊으면 둘째 주에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수력원자력이 뒤를 잇고 셋째 주엔 LG화학이 외화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온 한국전력공사 역시 최근 외화채 발행 가능성을 다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글로벌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휴가를 떠나는 7월은 외화채 발행의 비수기지만 올해는 국내기업들 중 뒤늦게 자금 조달에 나서는 곳들이 많다 보니 유난히 파이프라인이 무거워졌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다.
최근 SK브로드밴드의 외화채 발행에 대규모 투자 수요가 몰리고 발행금리가 최초 제시금리를 큰 폭 하회한 것도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의 우호적인 한국물 시장 분위기를 활용하려는 곳들이 급하게 발행을 타진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 5년 테너로 쌓인 물량, 변동성 트리거 가능성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은 금리의 방향이다.
당장은 분기말을 맞아 늘어난 자산스왑 롤오버 주문이 부채스왑 관련 물량을 상쇄하면서 통화스왑(CRS) 금리 변동성을 제어하고 있다. 다만 7월 이후 자산스왑 물량이 통상적인 휴가 시즌때처럼 크게 줄어들 경우 CRS 금리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부채스왑을 하기에 지금 크로스 금리 레벨이 결코 나쁜 게 아니다"라며 "어차피 발행은 해야 하고 눈치싸움인데 이번엔 사모로 먼저 발행한 곳들이 결국 가장 좋은 가격에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모와 사모 부채스왑으로 지금까지 5년 테너에 퍼부어진 물량만 10억 달러가 넘고 앞으로도 5년 테너 중심으로 발행이 이어질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자산스왑은 긴 테너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부채스왑 물량 커버가 되지 않아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변칙 부채스왑에 금리 전망 어려워져"
물론 최근 발행사들이 스왑금리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외화채 발행이나 부채스왑 일정을 변칙적으로 조정하는 경우가 늘다 보니 파이프라인만 보고 선제적으로 포지션을 잡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6일 한국도로공사가 오전까지 부채스왑 연기 가능성을 흘리다가 오후에 전격적으로 부채스왑 비딩에 나선 것처럼 수급 관련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B국내은행 스왑딜러는 "한 두개 부채스왑이면 몰라도 7월 중순까지 계속 물량이 쌓이면 수급이 꼬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이걸 감안해 미리 자산스왑을 받아놓을 수도 있는데 갑자기 금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발행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패가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C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여름 휴가 시즌에 이렇게 부채스왑 예정물량이 많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며 "7월부터는 자산스왑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급은 비드가 우위를 보일 것 같은데 발행사들이 가격이 안 좋다고 안 한다고 할 수도 있다 보니 예측해서 대응하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