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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금리 단계적 하락을 위한 세 개의 관문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6. 2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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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월20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뚜렷한 재료 부재 속에 장중 레인지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채선물 월물교체 이후 외국인의 매매 동향 등이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의 더딘 하락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표면적으로는 근원물가상승률이 엄청 높고 앞으로도 더디게 하락할 수밖에 없어서 매파적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시그널처럼 읽힌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인정했듯이 근원물가상승률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이 추세가 바뀔 상황도 아니다.

한은의 예상대로 올해 근원물가상승률이 3.3%가 되려면 4분기엔 2% 중반대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게 함정이다. 지금부터 몇 달만 지나면 근원물가상승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역전될 것이라는 게 현재 한은 전망에 담겨 있다.

소비자물가나 근원물가 수준이 5%를 넘고 있는 호주, 캐나다와 우리는 다른 상황임을 한은이 인정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의 전망대로 물가 경로가 유지된다면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하고 오히려 연말 인하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어렵지 않게 추론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7월 말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인하의 힌트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초 예상보다 금리인하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시점은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9월까지 미국에서 통화정책 종료와 관련해 확정적 선언이 나오지 않으면 국내 통화당국 역시 연말에 극적인 스탠스 전환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진심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부정적이라면,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경제지표의 예상 경로는 더 분명해진다. 소비자물가의 하향 안정화 흐름이 분명해지는 가운데 경제지표 둔화의 골이 깊어지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더 커진다는 이야기다.

통화당국의 연말 행보를 결정하는 데 최대 변수는 결국 달러/원 환율 수준일 것이다.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에서 안정적 행보를 유지한다면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위한 가장 큰 허들을 넘는 셈이다.

물론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연준의 두 차례 금리인상 전망이 블러핑이어야 한다는 것과 한은 예상 수준의 근원물가, 하반기 미진한 경기반등이라는 삼박자가 모두 맞춰져야 한다.

현재로선 너무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베팅으로까지 이어질 파급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 세 가지 변수 중 하나만 확인돼도 시장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를 이유가 없다.

오히려 시장이 세 가지 관문을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시장금리는 단계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재 금리대에선 긴 호흡으로 포지션을 확충해 나가는 게 맞다고 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