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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LCR 정상화 로드맵 발표 임박..은행권 "6개월 단위 조정 적당..4분기만 피해 달라"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6. 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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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월1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금융당국이 조만간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조치의 정상화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행권은 6개월 단위 조정 가능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연말 규제비율을 맞추기 위한 은행간 자금조달 경쟁이 두드러지는 4분기에는 가급적 LCR 비율 상향 조정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금융당국이 오는 20일경 은행권의 통합 LCR 비율 정상화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전반의 충격 완화를 위해 은행권의 통합 LCR 비율을 100%에서 85%로 완화했다. 당초엔 2021년 3월로 LCR 규제 완화 만료 시기를 잡았지만 여러 이유를 들어 수 차례 연기했다.

금융당국은 결국 85% 수준까지 낮췄던 은행 통합 LCR 비율을 지난해 7월부터 90%로 상향 조정했고 10월부터 92.5%로 추가로 높였다. 금융당국은 당초 올해 1분기까지 LCR 비율을 95%로 올린 후 2분기 97.5%, 3분기 100%까지 정상화시킨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레고랜드발 크레딧시장 자금경색이 나타나면서 LCR 비율 규제 정상화 시점을 올해 2분기까지 미뤘고 은행 예대율도 100%에서 105%로 완화했다. 예대율 규제 완화는 지난 3월 한 차례 연장돼 오는 6월 만료될 예정이다.

당초 시장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은행 건전성 규제 정상화 시점을 내년까지 유예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지만 지난 3월 이후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소은행들이 연쇄파산하고 크레딧스위스(CS)가 UBS에 전격 인수되며 글로벌 은행 불안이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BCBS) 내부에서 한국의 은행 유동성 규제 완화 장기화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뤄지면서 금융당국이 정상화 로드맵 발표를 연기하기는 어렵게 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 금융당국 역시 은행권에 규제 비율 정상화 가능성을 전제로 LCR 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해 왔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오는 7월부터 LCR 정상화가 시작된다고 해도 당장 큰 부담은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은행의 LCR 규제 수준은 92.5%인데 대다수 대형은행의 비율이 100% 내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10월이 문제다. 연말로 다가가면서 자금시장에 혼란이 반복된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이 LCR 규제를 도입한 이후 연말로 다가갈수록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금리가 상승해 단기자금시장이 혼란으로 치닫는 경우가 자주 나타났기 때문이다.

LCR은 뱅크런 등으로 30일간 단기유동성 위기가 이어져도 은행이 외부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고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게 하는 규제다. 갑작스런 순(純) 현금 유출에 대비해 현금과 지급준비금, 국채 등 고유동성자산을 LCR 비율 또는 그 이상 보유해야 한다.

예금 만기가 집중되는 연말에 은행의 LCR 비율이 악화되는 만큼 만기 자금의 재예치를 확신할 수 없을 때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을 통해 미리 자금을 조달하려고 시도한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와 맞물린 은행채 대란도 이런 배경에서 나타났다.

현재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 도래분의 125%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자금사정이 빡빡해지는 시점에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마저 제한될 경우 혼란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 자금담당자들 입장에서 4분기에 LCR 비율이 인상되는 걸 피하고 싶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지난달 금융당국과의 간담회에서도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A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기존에 밝혔던 정상화 로드맵에선 분기 단위로 LCR이 조정됐는데 이걸 6개월 단위로 해달라고 요청만 했다"며 "아직 명확하게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 은행들의 LCR이 100%를 넘기고 있기 때문에 당장 7월에 LCR이 올라가는 건 큰 부담이 없다"며 "항상 4분기가 문제기 때문에 이걸 좀 피해갔으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LCR을 올리는 건 문제 없지만 4분기에 올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항상 자금시장은 9월과 10월, 11월이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LCR을 내년 1월까지 100%로 정상화시키는 로드맵은 부담이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