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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한은의 말과 행동..연준의 말과 행동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6. 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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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월1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예상 수준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안도하며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날 대규모로 국채선물을 매도한 외국인의 매매 방향에 따라 장중 변동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가 14일(현지시간) 예상대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동결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지난달까지 10차례 연속 이뤄졌던 금리 인상 행진이 일단 멈춘 셈이다. 다만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을 통해 "향후 금리인상은 통화정책의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지연 효과, 경제와 금융 추이를 감안해 결정될 것"이라며 금리인상이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준이 이날 성명문과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올해 연말 기준금리에 대한 위원들의 전망치 중위값은 5.6%로 제시됐다. 지난 3월 내놓은 전망치 5.1%보다 50bp 높아진 것이다. 정책결정권자들이 연말까지 50bp의 추가 인상을 전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숫자다.

파월 의장은 현재 모든 연준 관리들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해 긴축기조 지속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소폭 하향 조정했지만 근원물가와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제롬 파월 의장은 7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주지 않았다. 앞으로 FOMC 회의는 미리 결론을 내고 시작하지 않고 그때그때 데이터와 상황에 따라 결정이 이뤄지는 "라이브 미팅"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연준이 실제로 행동할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다.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당시 국내 통화정책결정자들도 같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정책금리를 일단 긴축적인 금리 수준까지 올렸고 추가 인상에 따른 편익이 크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일단 쉬고 상황이 긴박해지면 4월에 행동을 해도 늦지 않다고 여겼을 것이다.

당시 중요한 건 물가였다. 많은 위원들이 한은의 물가 전망을 너무 낙관적이라고 봤고 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3월 이후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매파 위원들의 목소리는 잠잠해졌다.

하지만 물가상승률 2%대 진입을 목전에 둔 현 시점에 금통위의 매파색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최근 소폭의 가계대출 증가, 환율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섣부른 완화 기대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크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CEO의 지적대로 연준이 현재 공언한 행동을 취할 경우 무언가를 깨뜨릴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연준이 말과 행동에 차이를 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들은 많은 이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듯싶다. 연말 두 번의 인상을 점도표에 찍었지만 파월 의장 스스로도 '가봐야 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주는 회견이었다.

미국 시장은 이미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보니 급격한 변동성 확대 우려도 제한적이다.

미국의 경우 결국은 고용이다. 현재의 견조한 고용이 꺾이는 모습이 확인되는 시점이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고민을 덜어주는 시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하반기다. 높은 정책금리와 여전히 진행 중인 양적긴축(QT)이 시중은행들의 대출 축소와 맞물리며 효과를 낼 수밖에 없다. 지금 연준의 금리인상이 유력하다는 9월은 얼마 전까지 금리인하 개시 시점으로 주목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9월 금리인하는 아니더라도 금리인상을 하기엔 쉽지 않은 펀더멘털 여건이 조성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혼란스러울 땐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반도체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업황 반등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오히려 늦춰지고 있고 경기둔화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6월 물가가 2%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여러 요인이 향후 국제유가의 유의미한 반등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더구나 큰 부담이었던 달러/원 환율이 다시 급락하며 1200원대 중반을 겨냥하고 있다.

그동안 롱포지션을 과도하게 잡았던 곳들의 손절성 매도가 단기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현재 레벨에서 금리가 큰 폭 추가 반등할 여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진짜 승부는 7월 이후에 펼쳐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수세가 좀 더 우세한 흐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