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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추경 단독 시나리오'의 리프라이싱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6. 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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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월9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미국 국채금리 하락분을 반영하며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음주 국고채 10년물 입찰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압박을 받으면서 장중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과 중앙은행의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시장은 중앙은행들이 자국 경제를 진정한 의미의 침체까지 흘러가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왔다.

반면 중앙은행들은 단순한 경기침체보다 스태그플레이션의 비용이 훨씬 클 것을 우려하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존의 금리동결 시그널을 무시한 호주와 캐나다중앙은행의 깜짝 금리인상은 중앙은행의 의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을 재고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커 보인다. 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6만1000건으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준금리 동결 기대는 더 강화되는 모습이다. 로이터 전망치는 23만5000건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한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일단 6월은 쉬는데 7월이나 9월 중 다시 인상을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다. 만약 다음주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7월엔 쉬더라도 하반기에 한 번 더 올리는 걸 다시 기본으로 반영해야 한다. 연준이 이번에 쉬더라도 하반기에 두 번 올릴 가능성도 여전히 선택지 안에 있어 운영역들의 고민은 끊기지 않는다.

만약 연준의 최종금리 인상 시점이 3분기나 4분기에 걸쳐 있다면 미국이든 한국이든 금리인하 기대 시점도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만약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점이 올해 4분기가 아니라 내년 1분기라면 시장은 통화정책 전환 기대 없이 하반기 수급 부담을 온전히 감내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의 4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세 수입은 13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33조9천억 원이 덜 걷혔다. 사상 최대 감소 폭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연일 부인하고 있지만 '마른 수건 쥐어짜기 신공'이 통하지 않는다면 결론은 하나뿐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추경 편성을 금리인하의 선결 조건으로 봤던 곳들 입장에선 계산식이 복잡해진다. 미국의 최종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지면서 국내 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점 컨센서스가 조정을 받을 경우 시장이 추경 부담을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추경이든 신용악화 우려든 여진을 최소화하는 건 시장금리 하락 기대뿐이다. '당장은 수급이나 신용 우려 때문에 금리가 오르지만 조만간 결국 떨어질 거야'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갑작스런 충격을 완충할 수 있다. 시장금리 상승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신용 충격이 재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많은 설왕설래에도 하반기로 접어들면 결국 정책당국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시장 안정화를 위한 무기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다.

하지만 통화당국이 이전과 달리 '물가의 확실한 안정'에 방점을 찍고 간다면 '추경 단독 시나리오'는 하반기 채권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요인이 된다. 그리고 현재 시장참가자들은 이 시나리오에 얼마나 많은 비중을 두고 프라이싱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7월까지는 혼돈의 시기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다만 지금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국내에선 당분간 커브 스티프닝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금리는 기준금리가 레인지 상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장기금리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