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여전히 너무 뜨거운 미국과 제3의 시나리오 - Reuters News
서울, 6월1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 힘입어 강세 출발후 장중 미국 부채한도안의 의회 통과 여부를 가늠하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수급 부담이 큰 상황인 만큼 3.3%대 진입 후 매물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31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 미국 국채금리는 모든 만기에서 4~8bp 가량 떨어졌고 수익률 곡선은 스팁됐다. 중국의 PMI 부진, 독일 물가 상승률의 컨센서스 하회 등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 완화 테마를 강화하는 지표 흐름은 뉴욕장에서 끊겼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4월 미국 민간기업의 구인 건수는 1010만건으로 나왔다. 지난 3월 975만건을 기록했다가 다시 1000만건대에 재진입한 것이다. 노동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로 경기 민감 부문에서 구인 건수가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
물론 올해 통화정책 표결 권한이 있는 연준 인사들의 6월 금리 동결 발언이 나오긴 했다.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된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오는 6월13~14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이 나오더라도 긴축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도 6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뛰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선도금리 움직임과는 별개로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9일에 한 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로 시계를 넓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노동시장이 지금보다 더 강해질 일은 없겠지만 확실히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
만에 하나 하반기까지 노동시장이 이런 흐름인데 물가 상승률이 더이상 둔화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7월 또는 9월에 다시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어떻게 될까? 이제 6월인데 아직도 고용시장이 견조하다 보니 이런 시나리오를 프라이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준이 6월에 금리인상을 스킵한 후 다시 인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래도 50bp는 추가로 인상해야 하는 여건을 확인한 후가 아닐까라는 직관적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연말에 연준이 두 차례 추가로 인상하는 경로에선 한은 역시 한 번은 인상해야 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한은이 정말 웬만해선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리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미국의 이런 분위기가 9월 이후까지 지속되면 국내 금리인하 기대 시점도 밀릴 수밖에 없다.
국내 금리인하 시점이 올해 4분기가 아니라 내년 1분기로만 밀려도 롱포지셔너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하반기엔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데다 연말로 갈수록 은행채 등 크레딧물 수급 압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펀더멘털에 따른 자연스러운 금리인하가 아니라 시장 어느 한 부문이 무너지면서 급격한 정책기조 전환이 이뤄지는 시나리오가 더 현실적일 수 있다.
당분간 고난의 행군이 불가피하리라는 건 이미 예상했던 부분이다.
다만 금리 대세 하락장이 도래하기 위해선 7월 정도까지는 확실한 경기둔화와 확실한 물가 안정이 확인돼야 한다.
여전히 미국이 너무 뜨겁다는 게 문제다. 3년물 기준 3.3~3.4%대에서 포지션을 많이 채웠던 국내기관들 입장에선 금리가 다시 내려온다 해도 이 레벨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기보다는 관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