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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한은 총재 '슬픈 예감'과 은행채 발행 확대 연쇄효과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5. 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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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월30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잠정 타결에 주목하며 제한적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도체업종을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채권 매수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한 가운데 미국 하원은 30일(현지시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관련 법안 처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원 운영위는 법안의 의회 신속 통과를 위한 1차 관문인데, 부채한도 협상 타결에 반대하는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운영위에 포진돼 있어 통과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공화당 재정 매파가 매카시 하원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키거나 타협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이들이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의회 쿠데타의 후폭풍을 감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채권시장은 초토화 분위기다.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확인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 스탠스는 분명히 부담이긴 하다.

한은 경제전망과 이 총재의 발언간에 큰 괴리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3%까지 수렴할 것이라는 점은 이전보다 명확해졌지만, 목표 수준인 2%까지 간다는 데 대한 확신은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다. 3%와 2%가 어떤 차이인지 왜 확신이 줄었다는 것인지 자세한 설명 없이 던지는 모양새였다.

반면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해 당초 전망보다 0.2%P 하향 조정했다. 오는 6월이나 7월경 물가상승률이 2%대로 떨어진 후 연말까지 3% 내외로 상승할 것이라는 한은 전망을 감안해 보자. 내년 초 물가 수준이 3% 내외고 내년 상반기 물가 전망치가 2.4%면 기술적으로 2%를 하회하는 물가상승률을 일정 부분 전제할 수밖에 없다. 한은 물가 전망만 보면 2%까지 간다는 확신이 오히려 줄었다는 이 총재의 말과 거리감이 느껴진다.

매번 금통위 회의 때마다 골대를 바꾸는 이 총재의 말은 이제 어느 정도 접고 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솔직히 이젠 이 총재가 무슨 말을 해도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울 듯하다. 이전에 했던 이야기를 '약속이 아니었다'며 수시로 뒤엎는 경우가 앞으로 이 총재 임기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슬픈 예감이 든다.

국내 채권시장이 흔들리는 건 금통위 스탠스 때문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시장 수급이 압박을 받고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 도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1년 AA 특수은행채 금리가 3.8%를 넘어섰다. 당장 보면 금리 메리트가 충분해 보이는데 문제는 다음달에도 대규모 물량이 나온다는 점이다.

만기 도래 채권의 125%만 발행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규제를 감안해 보자. 연말에는 만기 도래 채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단 미리 당길 수 있을 만큼 당겨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더 그렇다.

안전하고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채로 시중 자금이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은행채보다 신용도가 떨어지고 금리 메리트가 낮은 채권의 소외로 이어진다. 당장 금리인하 기대가 크다면 이런 이슈는 가려지겠지만 대내외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혼돈속에 일단 수급 이슈가 크게 부각된 상황이다.

한은의 빡빡한 지급준비금 관리로 단기자금시장의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약세 흐름이 급격히 뒤집어지기 위해선 모멘텀이 필요한데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