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채권/전망)-두서 없는 연준 방향성 논란..역캐리와 외국인 - Reuters News
서울, 5월2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달러/원 환율은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1320원대 후반대에 개장한 후 장중엔 1320원대에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추가 상승 영향으로 소폭 약세 출발한 후 장중 매수, 매도 공방을 치열하게 전개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 달러지수는 3월17일 이후 최고인 104.31까지 올랐다가 장 후반엔 전일 대비 0.433% 상승한 104.280을 나타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한다고 밝히면서 달러지수에 일부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학습효과에 기대 부채협상이 결국 타결될 것이라는 시장의 암묵적 컨센서스는 여전하다.
협상 당사자들이 기술적 디폴트 직전까지 목소리를 높이며 양보하지 않을 것처럼 버티다가 결국 카메라 앞에 서서 환한 얼굴로 악수하리라는 전망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
시장이 부채협상 재료를 반영은 하고 있지만 단지 부채협상 재료뿐이라면 달러/원 환율의 하방 탄력이 클 수밖에 없다.
목안에 가시는 연준의 방향성이다. 경기둔화 전망은 이전보다 커졌고 물가는 끈적하긴 하지만 하락세인데 연준내 매파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세다. 연준 통화긴축 종료와 6월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전혀 상반된 시각이 혼재해 있다 보니 경제 헤드라인에 두서가 없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내년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한 국내 통화당국의 스탠스가 오히려 더 강경해진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중장기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시장이 한 쪽으로 흐르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단지 연준이 한 번 더 금리인상을 하는 것의 문제라면 달러/원 환율의 방향성은 분명하지 않을까 싶다.
달러지수는 결국 떨어질 것이고 여타 통화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돼 있는 원화도 강세폭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미국의 고용이나 소비가 충분히 꺾이지 않았다는 판단 속에 연준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지속하려 할 때 많은 이들의 기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신용이벤트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변수다.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미국이 500bp, 한국이 300bp 올린 상황인데 아무 일 없이 넘어갈 리 없다는 불안감이 기관이든 개인이든 달러를 매집하는 이유일 것이다. 1300원대 초반에선 달러지수가 어떻게 움직이든 위안화가 어떻게 움직이든 일단 비드로 접근하는 게 마음이 편한 이유일 것이다.
다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속에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수가 이어지는 건 달러-원 상단을 제한하는 부분이다. 당분간은 네고도 결제도 이렇다 할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관망하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채권시장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야 할 듯하다. 단기 조달금리가 올라오며 역캐리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도로 나오니 힘없이 밀리는 형국이다.
은행채 발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는 채권들부터 순차적으로 외면받는 상황이다 보니 증권사의 경우 헤지를 통해 델타를 조정해야 하는 압력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 해도 금리 레인지 상단을 크게 벗어난 상황에서 현물 포지션을 채워나가는 곳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