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한은 유동성 흡수 지속 여부에 쏠린 시선 - Reuters News
서울, 5월2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이날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반영하며 변동성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레인지 상단 위로 올라와 있다는 점,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일정 부분 도비시한 발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롱심리 우세 흐름이 예상된다.
미국 금리가 박스권 레인지 상단을 뚫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면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수급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협상 부결시에는 디폴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더구나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금리 인상은 끝이 아니라며 날을 세우고 있는 통에 심리마저 위축됐다. 사실상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던 1월 이후 4개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금통위원들의 최종금리 상단 컨센서스가 3.75%인 한국의 선례를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흐름은 아니다.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는 데다 경기둔화 압박이 큰 한국의 경우 미국과 사정이 다르긴 하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하반기 경기 반등 기대감이 희석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가 표면화되고 있어 물가와 경기 경로에 큰 변수가 생기기도 어려운 분위기다.
하지만 당장 국내 통화당국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
앞으로 적어도 한, 두달 간은 대내외 경제지표를 확인하며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점이나 국내 경기둔화 속도를 가늠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채권시장이 더 가려면 누군가 사줘야 하는데 역외기관들의 롱은 코에 찼고, 국내기관들은 단기금리 급등에 따른 역캐리 압박 때문에 추가 매수에 제동이 걸렸다.
물론 롱포지셔너들은 결국 펀더멘털의 싸움이고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는 금리동결 또는 인하만이 남아 있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통위 회의가 거듭되면서 양측의 펀더멘털 판단이 수렴되면 결국 금리가 아래쪽으로 분출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날도 정책기조 변화의 단서를 찾으려는 시장의 시도와 이를 제어하려는 통화당국의 줄다리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목할 부분은 통화정책방향의 문구 수정 여부일 것이다.
국내 물가상승률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6월경 2%대 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할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미국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데다 달러/원 환율이 여전히 1300원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통화긴축 중단 선언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예상했던 1.6%보다 0.1~0.2%P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등 공공요금 물가 인상폭이 한은 예상에 못 미침에 따라 3.5% 수준이었던 올해 물가 전망치도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은은 근원물가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고 시나리오 전망도 제시할 예정이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식의 전망은 시장이 한 방향으로 반응하기 어렵게 만들 여지가 있다.
이날 시장참가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최근 단기자금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총재의 평가일 것이다.
한은이 시중 유동성을 급격히 흡수하는 과정에 단기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최근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단기 크레딧 시장의 안정을 위해 달래는 발언을 할 것인지, 앞으로도 유동성 흡수 조치를 이어갈 것인지 여부가 이날 금통위 기자간담회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