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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예탁원-ICSD, 국채통합계좌 계약조차 지지부진..韓 WGBI 최종 편입, 빨라야 2025년 가능성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5. 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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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월1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한국의 연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미 5월이 절반 이상 지난 시점인데도 한국 예탁결제원과 국제예탁결제기구(ICSD)간 국채통합계좌 개설 합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어서 오는 9월로 예정된 회의에서 FTSE러셀이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을 내리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한국 정부 역시 WGBI 편입을 위한 FTSE러셀의 등급 조정이 연내에 이뤄지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 9월 FTSE러셀의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등급 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지만,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국채통합계좌 계약도 지지부진..연내 등급 조정 어려워져

예탁원은 지난해 말 유로클리어 등 ICSD와 국채통합계좌 개설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완료한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계약의 세부내용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계약 체결 여부와 별도로 ICSD는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이 계약을 체결한 후 다시 시스템을 개발하는 식이 아니라, 계약과 시스템 개발을 병행하다가 최종 계약이 이뤄지면 통합 일정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예탁원의 한 관계자는 "유로클리어 등과 여러차례 협의를 진행했는데 아직 계약 완료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며 "계약 협의와 시스템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며 일정대로 진행중이라는 것까지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ICSD가 계약을 진행하는 데 있어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것들을 놓고 양측이 합의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A외국계은행 트레이더는 "얼마전 유로클리어 관계자가 한국에 와서 미팅을 가졌는데 통합계좌 개설 관련해 진척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유로클리어가 요구하는 선결조건이 많은데 예탁원이 적극적이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탁원과 ICSD간 국채통합계좌 개설 계약이 완료된다고 해도 이후 안정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투자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더구나 최근 FTSE러셀은 제3자 FX 등과 관련한 국내 시장 접근성 개선 역시 한국의 WGBI 편입을 위한 중요 조건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 2월 발표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통해 외국인투자자가 투자전용계정을 통한 추가 계좌 개설 없이도 수수료가 저렴한 은행과 거래할 수 있도록 이른바 '제3자 FX'를 즉각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은행들의 소극적인 움직임 속에 제3자 FX가 시장에서 안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제3자 FX 외에 중요한 외환시장 개선 조치들의 시행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잡혀 있다. 현실적으로 내년 하반기가 지나야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에 대한 유의미한 투자자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기재부 "통상 일정 받아들일 수밖에"..WGBI 최종 편입 2025년 가능성

한국 정부 역시 WGBI 연내 편입 발표가 힘들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달 3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연내 WGBI 편입 불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작년 9월에 워치리스트(관찰대상국)에 등재됐는데 통상 2년 정도의 준비, 협의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정상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는다 하더라도 WGBI 가입은 내년 9월경이 정상적인 스케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술적인 부분, 그리고 제도 개선에 상당 부분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결국은 상대방이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ICSD 계좌 개설과 활성화라는 단계 없이 WGBI 편입이 이뤄졌던 중국 역시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WGBI 편입 결정이 이뤄지기까지 2년이 걸렸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중국 사례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 9월에 한국의 WGBI 편입을 위한 등급 상향이 이뤄지더라도 빠른 스케줄이라는 것이다.

현재 FTSE러셀은 지수 운용을 위해 국가를 분류할 때 국가별 시장 접근성을 레벨 0~2로 구분하고 레벨 2 국가만 WGBI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장 접근성이 레벨 1이었던 한국은 지난해 9월 관찰대상국에 등재되면서 향후 시장 접근성 레벨 상향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평가받게 됐다.

한국이 내년 9월에 WGBI 공식 편입이 가능한 레벨 2 국가로 등급 조정을 받더라도 실제 편입이 이뤄지기까지는 6개월~1년이 추가로 소요된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WGBI 최종 편입 시기는 2025년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9월 WGBI 편입을 위한 등급 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건 우리의 의지를 밝힌 거지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한다는 건 아니었다"며 "중국도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후 WGBI 편입 발표까지 2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다른 나라 사정과 크게 다르다고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FTSE러셀 역시 제도 개선 효과가 투자자들에 체감되고 그 반응이 자기들에게 들어와야 WGBI 편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적인 기준으로 내년 9월 편입 결정이 이뤄지고 실제 지수 편입은 거기서 6개월 이후 결정되는 스케줄을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며 "다만 이 결정이 조금이라도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