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 긴축 종료 시그널에 달러/원 큰 폭 되밀림.."강해진 상단 저항 vs 일시적 조정" - Reuters News
서울, 5월4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지난 14개월 동안 열 차례 금리를 인상하며 고강도 긴축 기조를 유지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 종료 신호를 보내자 4일 달러/원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연준은 이틀간의 정책회의를 끝내고 3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16년 만의 최고 수준인 5.00~5.25%로 25bp 인상했다.
다만, 연준은 성명서에서 당초 "추가 긴축이 적절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경제지표 따라 정책을 결정할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기조 유지" 문구를 삭제해 현 수준의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연준의 이같은 결정에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달러/원도 달러의 방향을 따르고 있다. 다만 그간 약달러에도 유독 약세 압력을 키웠던 원화의 되돌림 속도는 특히 가파르다.
▲ 연준 긴축 종료 신호 원화 큰 되돌림..강해진 상단 저항 vs 이벤트 직후 일시적 조정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동시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아시아 외환시장은 연준의 긴축 종료에 보다 초점을 맞추며 약달러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RBC는 FX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연준의 긴축 사이클 정점을 넘어 연준 정책 완화 시점을 고려하기 시작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를 통해 달러 약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중소 은행의 연쇄 파산 우려가 상존하지만, 이날 아시아 시간대에선 불안심리가 추가로 확산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달러지수 하락에도 3% 가까이 상승한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20원 하락하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은 기술적 주요 지지선인 200일 이동평균선(1325원선)도 단숨에 뚫으며 1320원까지 속락했다.
이 과정에서 달러 선물 순매도 규모는 3만8천계약까지 확대됐다.
지난달 하순 달러/원 환율은 연고점을 매일 경신하며 '빅피겨'인 1400원대를 향한 첫 관문인 1350원을 가시권에 뒀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시장 관리와 이번 연준 이벤트를 계기로 당분간 달러/원 상단 저항은 이전보다 강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A 은행 외환딜러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마침표가 찍혔고, 이에 달러 롱은 더는 어렵다는 해석 속에 달러/원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한미 금리차 확대와 관련해서는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원 1340원대 저항은 확실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 은행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은 그렇지 않지만 채권 및 외환시장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를 반영 중이다. 수급도 일단 배당 관련 수요가 끝난 이후 상황을 봐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에 있어 악재가 더 많다고 봤는데 롱 스탑 등에 예상보다 환율이 크게 밀렸다. 일단 달러/원 1340원대 저항은 확실히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 기대가 확연하게 꺾이진 않았다.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 등에 약화된 펀더멘털과 수급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하에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상반기 경상수지가 100억달러 적자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C 은행 외환딜러는 "오늘 환율이 크게 밀렸지만, 이 레벨에서는 딱히 달러 숏을 내야할 동인을 찾기 어렵다. 환율이 숨을 고를 수는 있겠지만, 펀더멘털과 수급 상황을 반영하며 되감겨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