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팩웨스트 '마음의 준비'와 WGBI 불확실성 - Reuters News
서울, 5월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예상보다 도비시했다는 평가를 받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와 미국 국채금리 급락 등을 반영하며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견고한 금리 레인지 인식과 다음주 국고채 입찰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작용하면서 장 후반으로 갈수록 강세폭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연준은 성명에서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가이던스를 삭제했다.
물론 연준 성명서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간담회 사이에는 온도차가 존재했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나올 경제 데이터에 따라 추가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 역시 일축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건 지난 14개월간 정책금리를 500bp를 올린 연준이 정말 금리인상을 종료했느냐다.
성명서를 감안할 때 그리고 연준의 물가 전망이 한, 두달 만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전제대로라면 긴축 사이클은 종료된 것으로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이번 은행 위기의 다음 타자로 팩웨스트뱅코프가 지목됐다. 3일(현지시각)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1.98% 하락한 6.42달러로 마감됐던 팩웨스트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0% 가까이 추가 하락해 3달러 아래에 거래되고 있다.
팩웨스트는 자산이 장기채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 등 실리콘밸리은행(SVB)이나 퍼스트리퍼블릭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다음 파산 후보로 언급돼 온 곳이다.
팩웨스트가 매각 등 여러 전략적 옵션들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시장참가자들은 '마음의 준비' 모드에 들어섰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번에도 주말에 팩웨스트에 대한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을 듯하다.
미국 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정책금리 인상을 추가로 단행한 상황이다.
결론은 분명하다. 은행들은 살아남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고 경기는 그만큼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파월 의장의 커뮤니케이션과 별도로 시장은 역사를 뒤져볼 수밖에 없다. 지난 50여 년간 연준이 통화긴축 정책의 종료를 선언한 후 기준금리가 인하될 때까지 평균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이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경기가 관건이 될 듯하다.
국내 채권시장은 단기적으로 금리 레인지 하단 돌파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7월이나 8월은 돼야 국내 금리인하의 단서를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여전히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큰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시장이 이미 한 차례 정도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발 더 움직이려면 뭔가 더 확실한 게 필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한국의 연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연내 WGBI 편입 불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작년 9월에 워치리스트에 등재됐는데 통상 2년 정도의 준비, 협의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정상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는다 하더라도 WGBI 가입은 내년 9월경이 정상적인 스케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술적인 부분, 그리고 제도 개선에 상당 부분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결국은 상대방이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FTSE러셀 역시 한국 정부의 스케줄에 휘둘리지 않고 정상적인 절차를 제대로 밟겠다는 입장을 투자자들에게 공공연히 밝혀오고 있다. 당장 국채통합계좌와 제3자FX 활성화 등 WGBI 편입을 위한 과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기술적으로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채권 매수쪽에 우호적인 재료다.
되돌아봤을 때 시장 재료와
되돌아봤을 때 시장 재료와 무관하게 금리 레인지만 보고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게 유효했던 장이다. 그렇다 해도 미국 금리인상 종료라는 큰 산을 넘어가는 중인 만큼 전반적으로 매수가 편한 흐름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