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SK온 부채스왑 연막전에 크로스 시장 혼란..FOMC 앞두고 '9억 달러 물량' 불확실성 가중 - Reuters News
서울, 5월2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9억 달러 규모 외화채권 발행에 나선 SK온이 부채스왑 일정을 놓고 연막전을 펴면서 통화스왑(CRS)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대내외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9억 달러 규모 부채스왑의 지연이 가져올 파장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57분 현재 3년 CRS 금리는 전날보다 0.5bp 상승한 3.015%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 오버나잇인덱스스왑(OIS)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원화 이자율스왑(IRS) 금리도 3bp 내외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지만 CRS 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CRS 시장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이날 SK온이 3년 테너로 9억 달러 규모 외화채 발행에 나섰다는 점이다. 당초 이날 오후 6시 이전에 부채스왑 비딩이 확정될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SK온측에서 갑작스럽게 부채스왑 연기 가능성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왑뱅크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SK온의 발행 자금이 유입되는 게 이달 11일인 만큼 결제일을 감안할 때 최소 9일 전에는 부채스왑을 해 원화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부채스왑 비딩을 연기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남아 있는 날이 많지 않다.
더구나 한국 시간으로 4일 새벽에는 FOMC 회의가 예정돼 있어 대내외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SK온이 일부 발행사처럼 헤지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해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라면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도 크게 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SK온이 결정을 바꿔 언제든 부채스왑 비딩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은행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SK온의 윗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부채스왑을 당장 하지 않고 끌 수 있는 시간도 며칠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B은행 스왑딜러는 "SK온측에서 (부채스왑이) 일단 오늘은 아닐 것 같다고 이야기했고 사유는 묻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그쪽에서 보는 시장 타이밍이 있겠지만 FOMC 이후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라리 지금 부채스왑을 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C은행 스왑딜러는 "FOMC를 앞두고 왜 굳이 이런 식으로 베팅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예전에 LG화학처럼 베팅에 성공할 수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번엔 리스크가 너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SK온의 신용도가 좋은 게 아닌 데다 물량도 9억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여러 시나리오를 감안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9억달러로 물량도 적지 않아 시장참가자들도 대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