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ㆍ채권/전망)-환율 변동성 넘어 방향성 보일까 - Reuters News
서울, 4월20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방향 따라 20일 국내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약세 출발에 나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와 역내 수급 여건 따라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날 대부분 별다른 방향성 없이 혼조세를 보이던 국내 채권ㆍ외환시장은 장 후반 예상을 웃돈 영국 소비자물가지표 결과에 글로벌 금리와 주요 통화들 반응 따라 크게 출렁였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1%로 전달의 10.4%보다는 조금 낮아졌지만, 여전히 10%대 높은 수준에 머물자 글로벌 긴축 유지 전망을 증폭시켰다.
간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확률은 거의 90% 반영한 한편,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상당히 축소해 반영 중이다.
이 같은 여파로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미국 국채 2년물, 10년물 금리는 각각 1개월 만의 최고치로, 달러지수는 약 0.2% 상승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1330원대로 속등한 달러/원 NDF 1개월물은 뉴욕장 후반 1328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에 이날 달러/원은 1330원선에서 거래를 시작해 주요 저항선 200일 이동평균선(1324원)을 상향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환율이 저항선과 연고점(1329원)을 넘어 1330원대로 주거래 레벨을 높인다면 그간 단단하게 유지됐던 달러/원 박스권 인식은 깨지고 환율의 상승 방향성을 모색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 수장들이 현재 환율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여러차례 밝혔지만, 1300원대에서 환율 상승 가속도가 붙는 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하진 않았을 수 있다.
환율이 1330원대로 급하게 오른 만큼 고점 대기매물과 당국 개입 경계감 등에 상단 저항력이 확인될 수는 있겠지만, 만약 글로벌 시장 전개 상황 따라 어제처럼 역외 매수세가 붙어 환율이 갑작스럽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최근 원화 변동성 확대 이유로 무역수지 적자 요인을 꼽았다. 결국 빡빡한 수급 사정 때문에 원화가 약세 재료에 한층 예민하고, 이 같은 흐름이 매번 확인된다면 원화의 약세 전망은 계속해서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매번 변동성에 시달리는 채권시장도 오늘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국 물가지표 결과에 놀랐던 채권시장은 간밤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 베이지북에서 물가 상승 둔화를 언급하고 은행들의 대출이 축소됐다고 밝혀 긴축 우려를 조금은 덜어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SVB 파산 사태로 미국 은행들이 대출 축소 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분간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참가자들은 금리 고점을 타진하면서 수급 타이밍을 재는 수싸움을 이어갈 여지는 크다.
하지만, 문제는 환율이다. 이런저런 대내외 재료에 달러/원 환율이 쉽게 잘 오르는 상황이 재차 확인된다면 국내 채권시장은 환율 상승 부담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환율 움직임을 봐야할 타이밍이다.
한편, 오늘 장중 중국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전망은 동결이 우세하다. 금리 결정 발표를 전후해 중국 증시와 위안화 변동성 확대 여부도 관심을 두고 봐야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