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테일 리스크 뺀 인하 시나리오 재점검 - Reuters News
서울, 4월1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며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3년물 등 3.3% 위에서는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될 것으로 보여 장중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시장의 분위기가 다소 바뀌는 모습이다. 연내 정책금리 인하를 세 차례 이상 반영하며 경기침체 테마를 밀어붙이던 분위기가 일부 되돌려지고 있다. 현재 미국 선물시장은 연내 정책금리 인하 기대를 두 차례로 조정해 반영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5월 도비시한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이번 통화긴축 기조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다.
4월 미시간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 서프라이즈에 이어 경제지표 호조세가 이어지는 게 채권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우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4월 뉴욕주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10.8로 전달의 -24.6과 로이터 전망치 -18을 모두 웃돌았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4월 주택시장 심리지수는 4개월 연속 상승해 작년 9월 이후 최고인 45를 기록했다. 로이터 조사에서는 전달과 같은 44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미국 채권시장의 분위기 반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은행발 혼란이 진정되고 있다는 인식인 듯하다.
연준을 통한 긴급 대출 규모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은행 위기의 전염 우려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JP모건 등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것도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향후 중소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연내 네 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하게 했던 하드랜딩 시나리오를 고수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된 셈이다.
미국 은행 쪽에서 또 한 번 크게 터지는 시나리오를 일단 배제하면 중요한 건 결국 지표고, 지표 발표에는 스케줄이 있다. 연준의 연내 세 차례 이상 금리 인하를 반영하기 위해선 2분기 경기지표나 물가가 함께 급전직하해야 하는데, 현재 2분기 맛보기 지표들이 나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현재 미국 국채시장의 되돌림은 '은행 충격발 하드랜딩 시나리오'의 조정 과정으로 봐야 할 듯하다.
국내 시장은 달라질 게 없다. 현재 국내 시장은 3분기 말~4분기 초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망하는 이들과 연내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이들로 나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판단을 내리기 위해선 하반기 경기의 반등 여부와 물가상승률의 3% 수렴 여부를 지표로 확인해야 하는데, 그 시점을 3분기 말~4분기 초로 보는 것이다.
하반기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안 좋으면 정부가 추석 연휴를 전후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재정, 통화정책 조율 필요성이 부각되며 금리 인하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미국에서 또 한 번 은행발 폭탄이 터지지 않는다고 전제하면 당장 금리 레인지를 뚫을 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시장 참가자들에겐 미국 통화 긴축 중단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미국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두 번까지 선반영하며 베팅을 걸 곳이 많지 않다.
결국 지금은 그동안 벌어 놓은 수익을 일단 지키며 향후 도래할 여지가 있는 금리 인하 장세에 대한 준비를 하는 시점이다. 대내외 신용 위축 이벤트의 재래(再來)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크레딧물로는 다소 방어적인 포지션을 구축하면서 금리가 올라올 때마다 국공채 중심으로 포지션을 늘려가는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발 조정 흐름은 대부분의 채권 투자자에게 부담이라기보다 기회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