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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금감원의 은행 금리인하 압박과 한은 스탠스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4. 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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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4월13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물가지표의 컨센서스 하회 여파로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 3.2% 밑에선 매물도 만만치 않게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이 워낙 좋다 보니 전반적으로 매수심리가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월비 상승률은 0.1%로 전망치 0.2%와 2월 0.4%를 모두 하회했다.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2월 6.0%에서 5.0%로 둔화되며 2021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조사에서는 5.2%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2월 0.5% 상승한 데 이어 3월에도 0.4% 상승했고, 전년 대비로는 2월 5.5%보다 높은 5.6%의 상승률을 기록해 5개월 연속 둔화세가 중단됐다.

미국 국채시장은 CPI 지표 확인 후 강세를 보였지만 유럽국채시장의 약세 분위기와 연준 위원들의 5월 인상 지지 발언 등을 반영하며 강세폭은 다소 줄었다.

컨센서스를 하회한 CPI 지표에도 선물시장의 5월 인상 기대는 78%에서 71%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가 여기서 더 가팔리지지 않는 한 연준이 5월까지는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반면 연준이 6월에도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던 아웃라이어 전망은 크게 줄면서 미국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확실히 감소한 듯하다.

미국이 5월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통화긴축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원화채 시장의 초점 역시 국내 펀더멘털 이슈로 옮겨지는 모습이다.

최근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한은과 정부당국자간 금리정책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일부 언론은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수장 4인방이 모인 비공개회의에서 금융당국의 인위적 은행 금리인하 시도에 대해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표면적으로는 이같은 정책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게 이 총재의 지적이었다지만, 금융당국의 은행에 대한 대출금리 인상 비판이 결국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만 표시로 비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보도내용에 이복현 금감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요일마다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한은 총재 등과 함께 금융정책에 대한 시각과 입장을 교환하고 있다"며 "한은과 아예 다른 입장에서 금융당국의 정책이 취해졌다고 이해하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는 뉴욕에서 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아직은 물가 안정이 우선이고 그걸 놓쳐선 안 된다"면서도 물가 안정시 경기 대응으로의 정책 전환과 관련해 "아직 봐야 하는데 (경기대응은) 통화 신용 정책이 움직여줘야 하며 그건 중앙은행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당장 정부와 한은 간에 통화정책을 놓고 분명한 이견이 노출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정부와 한은간 정책 조율이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진 상황에서 향후 정부가 경기 드라이브를 분명히 걸기 시작하면 한은이 느낄 압박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을 듯하다.

관건은 결국 다시 환율이다.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한은이나 정부나 경기 쪽에 비중을 둔 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금리 레인지가 깨지기 위해선 달러/원 환율의 하향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국내기관들의 신중한 포지션 운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