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입 안의 가시 된 환율 - Reuters News
서울, 4월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 급락 여파로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최근 금리 하락 흐름에 헤지를 늘렸던 곳들의 포지션 언와인딩 여부가 장중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2월 구인건수가 1월보다 63만2000건 감소한 993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고 로이터 전망치(1040만건)도 큰 폭으로 하회했다.
이번 구인이직보고서(JOLTs)는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이 드디어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시그널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금리선물 시장에선 5월에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리라는 전망이 인상하리라는 전망을 앞섰다.
은행발 신용 위축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구매관리자지수(PMI)에 이어 JOLTs까지 미국의 경기둔화를 가리키는 지표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통화정책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2월 미국의 경제지표 퍼레이드를 생각하면 흥분할 일은 아니다.
2월에는 1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를 시작으로 8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PMI, 컨센서스를 상회한 1월 물가, 7개월 만에 처음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을 키운 PCE 지수까지 약속한 듯 통화긴축 재가속을 촉구하는 듯한 지표가 이어졌다.
물론 최근 금리의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3.840%로 14bp 하락했고, 10년물 수익률도 3.342%로 9bp 하락했다.
국내 물가는 역기저효과에 힘입어 2분기 중에 3%대에 수렴할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연준의 통화 재가속 우려도 희석되는 모양새다. 모든 재료가 채권 롱을 가리키고 있다.
한 가지 걸림돌이 환율이다. 미국발 은행 위기 우려가 한 풀 수그러든 데다 미국 통화긴축 전망도 약해지고 있는데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내려오기는커녕 슬금슬금 올라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월 미국의 경제지표 연타로 급등했던 그 레벨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멈춘다 해도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안정화되지 않는 한 높은 수준의 정책금리는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이 때문에 당장 은행 위기가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점, 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 글로벌 경기 연착륙 우려가 희석되면서 급격한 경기둔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 등이 원화에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높은 수준의 환율은 국내 통화당국의 경계감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달러/원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확인되지 않는 한 채권시장의 막힌 혈도 당장 뚫리긴 어려워 보인다.
국고3년 기준 3.1%를 하단으로 하는 공고한 레인지 장세가 일단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큰 장이 설 때를 대비한 빌드업 흐름이다. 시장금리의 전반적인 하락과 간헐적인 신용 이벤트 등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자산 비중을 늘리면서 신중히 접근해 가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