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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예상보다 줄어든 주금공 물량..크로스, 사모 부채·글로벌 금리 가늠하며 신중 행보 예상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3. 3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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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월31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외화채권 발행 규모가 스왑시장의 예상 수준을 크게 하회하면서 통화스왑(CRS)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울 전망이다.

당장 급한 부채스왑 파이프라인 처리가 마무리된 데다 당초 예상보다 주금공 물량 규모도 줄어든 만큼 전반적으로 CRS 금리가 하방 압력을 받을 여건이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 위기 확산 우려가 진정되며 미뤄졌던 사모 외화채권 발행이 이어질 수 있는 데다 글로벌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CRS 금리나 베이시스 경로 예상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31일 스왑시장에 따르면 전날 장 마감후 이뤄진 주택금융공사의 유로 커버드본드 발행 관련 부채스왑 물량은 5억 유로에 그쳤다. 시장에서 당초 10억 유로 이상을 기대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전격 인수 등 은행권 위기의 여진이 남아 있어 주택금융공사가 충분한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주택금융공사는 29일 3억2천만 호주달러(2억3천만 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는데 이 역시 시장의 당초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물량이었다.

하지만 스왑시장엔 여전히 불안한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주택금융공사가 이렇게 빠르게 발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택금융공사의 호주달러 커버드본드 발행 시도 소식이 전해진 28일부터 3거래일동안 3년 CRS 금리가 34.5bp, 5년 CRS 금리가 33.5bp 급등했다. 같은 기간 3년 IRS 금리는 2bp, 5년 IRS 금리는 3.75bp 오르는 데 그쳐 스왑베이시스가 30bp 가량 축소됐다.

문제는 앞으로의 금리 경로다.

미뤄졌던 주택금융공사의 외화채권 발행이 마무리된 데다 당장 4월에는 공모 외화채권 발행 파이프라인이 많지 않아 CRS 금리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글로벌 발행 시장이 열리면서 뒤늦게 외화 조달에 나선 건 주택금융공사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변수다. 최근 CRS 금리 급등에는 주택금융공사 부채스왑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국내 카드사의 사모 부채스왑 관련 물량도 섞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VB 파산 이후 막혔던 글로벌 발행 시장이 이번주부터 재개되면서 외화 조달 기회를 기다렸던 다른 기업들이 추가로 발행에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A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이렇게 빨리 크레딧 이슈가 잠잠해질 줄 아무도 몰랐던 만큼 이번주 수급에 대응하는 데 다들 어려움을 겪었다"며 "주금공 물량 소화가 마무리되고 크로스 금리가 다시 내려갈 가능성은 있는데 베이시스가 확대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글로벌 시장의 크레딧 우려가 잠잠하지만 언제 다시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만큼 할 수 있는 곳은 사모로라도 발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공모 외화채 발행이 없다고 해도 금리 방향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주금공 물량은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물량과 상쇄시킬 수 있을 듯하다"며 "다만 미뤄졌던 사모 발행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크로스 금리 방향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선 일단 금리가 한 번 내려가겠지만 4월이 되면 다시 올라올 수 있다"며 "4월에 자산스왑이 얼마나 나오느냐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리 방향도 변수다.

글로벌 은행 위기 확산 우려 속에 미국 국채시장은 네 차례까지 금리인하를 선반영했다가 최근 되돌림을 보이고 있다. 향후 미국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폭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달러 오버나잇 인덱스스왑(OIS) 금리가 점진적인 상승 압박을 받을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미국 단기 금리가 여러 차례의 금리인하를 프라이싱하고 있는데 그 폭이 제한적일지라도 일정 부분 되돌려질 여지가 있다"며 "미국 단기 커브가 서는 과정에서 원화 크로스 1년/5년 커브의 플랫 정도는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 외에는 예상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크로스 금리가 올라갈 때는 돌다리를 두드리듯 점진적으로 올라가겠지만 시장에 충격이 나타나면서 떨어질 때 폭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호흡을 길게 보면서 포지션을 가져갈 상황은 아니고 물량이 나올 때마다 대응해야 할 듯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