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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오늘은 어디?"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3. 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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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월1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JP모건체이스 등 월가 주요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뱅크를 구제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미국 국채금리 급반등에 영향을 받으며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주말중 추가로 신용이벤트가 벌어질 가능성을 고려할 때 장 후반으로 갈수록 장중 포지션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루가 한 달 같은 움직임이다. 보통 때 같으면 한 달 정도의 시계로 봐야 나타날 변동성이 하루동안 나타나는데 그 방향이 매일 바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뉴욕장에서 표적이 두드려맞은 후 아시아장에서 해결책이 제시되면서 반전했다가 뉴욕장에서 새로운 타자가 등장하며 시장을 흔드는 패턴이 반복된다.

16일(현지시각)에는 퍼스트리퍼블릭이었다. 이 은행 주가가 개장 후 30% 가까이 폭락하면서 미국 국채금리를 또 한 번 끌어내렸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서면서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의 주가가 반등했지만 시장은 '상황 종료'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또 다른 타깃을 찾아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300억 달러의 공동예금을 조성해 퍼스트리퍼블릭에 예치하기로 하면서 일단 이 문제는 진화됐다. 뉴욕 증시는 급반등했고 장중 하락세를 보이던 금리도 급반등했다.

이번엔 아시아장까지 기다리지 않고 뉴욕장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 모습이다.

거의 매일 하나씩 터지는 상황에서 정책당국자라면 주말 찬스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어차피 터질 곳이라면 금요일 장 마감후 영업중단이든 뭐든 때린 후 주말에 해결책을 내놓으면 다음주 초엔 일단 한 팀 더 정리한 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발발과 초스피드 해결책 제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보니 솔직히 포지션을 잡는 게 무의미하고 오버나잇 포지션을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우리 시장이 열리는 중에 모두가 패닉에 빠져 있었다면 바다 건너에서 해결책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는 게 합리적이다 보니 더 그렇다. 개장가와 마감가간 괴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은행 부문의 건전성 우려에도 주요금리를 50bp 인상했다. ECB의 우선순위는 여전히 물가였다. 다만 최근까지 성명서를 통해 제시해왔던 포워드가이던스를 삭제했고, 불확실성에 따른 데이터 의존 입장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안정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응할 준비도 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CB의 이번 결정은 여러 모로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당시 한국은행이 밟은 행보와 유사해 보인다. 금리 정책은 일단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금융안정 리스크는 별개의 수단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일단 시장에선 다음주에 연방준비제도도 비슷한 행보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공조로 금융시장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어디서 뭐가 터질지 한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건 이미 미국 은행시스템 리스크를 떠나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로 진화했다. 지금은 미국이든 유럽이든 어디서 한 군데가 흔들릴 때마다 모두가 같이 공포에 떨 시간이다.

현 시점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최대 과제가 무엇인지는 분명해 보인다. 돌이켜 보면 2008년에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잡혔다. 인플레이션도 인플레이션이지만 당장은 시스템 리스크 제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리먼브러더스급 사태를 전제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당분간 신용 이벤트가 반복해서 나타날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일정 금리대에 국채, 통안채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가는 곳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