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ECB, 금융시장 혼란 속 50bp 인상 강행할까 - Reuters News
프랑크푸르트, 3월16일 (로이터) - 혼란스러운 금융시장 상황으로 인해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의 16일 금리 50bp 인상 계획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엿보인다.
ECB는 지난해 7월 이후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해왔으며, 이달에도 50bp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지난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의 문제까지 대두되면서 ECB는 이제 인플레 억제에 대한 신뢰와 금융 안정 유지 필요성 간의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피에트 헤인스 크리스티안슨 단스케뱅크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인플레 전망을 1주일 전과 크게 다르게 보지 않는 이상 50bp 인상 이외의 다른 선택은 큰 실수가 될 것이며 신뢰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2월 8.5%로 지난 가을 고점에서는 내려왔으나 ECB의 2% 목표는 훨씬 상회하고 있고, 전망도 밝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정통한 소식통은 헤드라인 물가상승률 전망이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하향 조정될 것이나, 새로 제시되는 수치도 2024년과 2025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상회하리라는 전망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16일 금리 인상폭에 대한 베팅을 조정했다. 머니마켓은 15일 오전 90%에 달했던 50bp 인상 가능성을 30%로 축소 반영했다.
비토르 콘스탄시오 ECB 전 부총재는 "중앙은행들은 시장의 신호와 더 커진 경기침체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면서 "ECB는 인상 캠페인의 속도를 늦춰, 예고한 50bp가 아닌 최대 25bp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ECB의 최종금리 전망치는 지난주의 4.1%에서 후퇴해 3.25% 부근을 가리키고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 앤드류 케닝엄은 "분명 ECB가 상황을 지켜보기로 할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ECB가 이미 예고한 50bp 인상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되 정책이 미리 정해진 경로에 있지 않음을 강조하리라는게 현 단계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추측"이라고 말했다.
ECB가 50bp 인상을 고수한다 하더라도 다음 단계를 신호하던 최근의 관행에서 벗어나 5월 회의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 거의 확실하다.
또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은행들의 건전성에 대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CB가 은행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만 위기가 확산돼 유로존 은행들의 건전성을 저해하고 통화정책의 효과적인 이행이 어려워지려는 조짐이 보이면 ECB가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BNP파리바는 "ECB는 통화정책 스탠스를 인플레 목표 달성에 맞추고, 금융 안정을 위해서는 다른 수단들을 사용하는 분리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면서 "금리는 아마도 유동성 문제에 대응하는 올바른 수단이 아닐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