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lipping◆

(초점)-트라우마·주금공 불확실성에 벌어지는 베이시스..달러 유동성 충분해도 '신중'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3. 14. 12:10
반응형

서울, 3월1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미국발 은행 위기 확산 우려가 통화스왑(CRS) 시장을 강타하면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딜러들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트라우마를 건드리면서 스왑베이시스 확대폭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여기에 이번 주로 예고됐던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외화채 발행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분기 말을 앞두고도 자금시장 내 달러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어 현재의 베이시스 움직임을 신용경색의 전조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는 게 일반적인 진단이다.



▲스왑베이시스 급격한 확대..은행 트라우마·주금공 불확실성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25분 현재 1년과 2년 CRS 금리는 전날보다 35.5bp, 36.5bp씩 하락했고 3년과 5년, 10년 CRS 금리는 각각 39bp, 40.5bp, 39.5bp씩 떨어졌다. 같은 시간 1년 이자율스왑(IRS) 금리가 20bp 하락한 가운데 2년과 3년, 5년, 10년 IRS 금리가 24bp, 21.75bp, 20.25bp, 19.75bp씩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베이시스는 대부분의 테너에서 20bp 내외로 벌어진 셈이다.

베이시스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지만 비드가 붙지 않고 있다.

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인 실리콘밸리은행(SVBㆍSilicon Valley Bank)이 파산한 데 이어 다른 중소 지역은행으로 위기가 전염될 것이라는 우려가 국내 딜러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당장 간밤에 달러 오버나잇 인덱스 스왑(OIS) 금리가 단기 테너를 중심으로 워낙 크게 떨어진 만큼 원화 CRS 금리 하락을 통해 키 맞추기를 해야 하는 부분도 있긴 하다.

2008년 이후 최대 규모 은행 파산이라는 사태 앞에서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딜러들도 적지 않다.

A 국내 은행 스왑 딜러는 "지금은 이론가나 베이시스를 보는 장은 아니다"라며 "미국 당국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분기 말도 넘긴다면 베이시스가 돌아오겠지만, 뱅크 런이 한 곳만 더 나와도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비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급상으로도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올해 초 주춤했던 자산스왑은 최근 들어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달러/원 환율 급등에 만기가 돌아온 자산스왑을 6개월 이하 초단기로 돌리며 손실 확대에 대응했던 보험사들이 최근 들어 1, 2, 3년 등 상대적으로 긴 만기의 롤오버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주로 예정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호주 달러 표시 채권 발행에 대한 의구심으로 부채스왑 기대감은 희석되는 모양새다. 불과 1주일도 안 돼 시장금리가 100bp 가까이 빠지는 변동성 확대 흐름에 주금공의 투자자 확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B 국내 은행 스왑 딜러는 "크로스는 현ㆍ선물 모든 금리를 보고 가장 나중에 움직이는 상품"이라며 "현물 금리가 얼마나 더 내려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지금 크로스 시장엔 비드 호가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스왑 플로우는 계속 있는데 금리가 너무 급하게 빠지다 보니 레벨을 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유통시장이 이렇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과연 주금공이 안정적으로 발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달러 유동성 나쁘지 않아..사태 추이 지켜보며 신중 접근

다만 스왑베이시스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아직 외화 자금시장에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은행의 외화 LCR은 143.7%로 향후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에도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다.

또 당장은 미국 내 대형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믿음이 큰 데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중소 지역은행에 대한 국내 익스포저가 크지 않다는 게 안전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300원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데다 한국과 한국물에 대한 CDS 프리미엄도 SVB 파산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급락했던 FX스왑 포인트 역시 이날은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국내 시장에 달러 유동성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향후 사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C 국내 은행 자금부장은 "현재 시중은행들의 달러 자금 사정이 좋은 데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되고 있어 우리 입장에선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듯하다"며 "다만 지금 심리적으로 불안한 부분이 있어 달러를 빌려줘도 길게 빌려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D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국내에서 달러 문제가 다시 터질 수 있는 부분은 증권사의 ELS 마진 콜 사태가 재발하는 경우일 것"이라며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 때 증권사들이 먼저 매를 맞은 바람에 다들 상당히 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의 은행 위기가 글로벌 크레딧 시장을 압박하리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베이시스가 확대되는 건 불가피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