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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25bp 인상vs동결vs인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3. 1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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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은 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인 실리콘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의 파산과 미국 국채금리 급락 여파로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SVB 파산 사태가 향후 어떻게 치달을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금리가 자유 낙하하는 과정에서도 매도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모든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2월 고용지표는 뚜렷한 방향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국의 2월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수는 31만1000건으로 로이터 전망(20만5000건 증가)과 블룸버그 전망(22만5000건)을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함께 발표된 실업률이 3.6%로 컨센서스(3.4%)를 상회한 데다 2월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도 0.2%로 전망치(0.3%)를 하회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연준이 이달에 50bp를 인상하든, 25bp를 인상하든 뭐라 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더 중요한 건 SVB 파산이라는 '신스틸러'다. 지난 주말 미국 FIDC(연방예금보험공사)는 SVB를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DNB(산타클라라 예금보험국립은행)을 설립해 SVB의 자산과 예금 업무를 이관받겠다고 발표했다. SVB가 예금 인출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추가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도 안 돼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다.

시장참가자들은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지난 한 해 동안 기준금리가 4.75%P 올랐는데 금융시장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저금리 시대의 자리를 털고 일어나길 기대하긴 쉽지 않았다.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이 주요 고객인 SVB는 팬데믹 기간 불어난 자산과 예금을 안전자산인 미 국채, 정부 보증채권에 대거 투자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시작된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채권이야 만기까지 가져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SVB는 포트폴리오가 미국 국채에 치중돼 있다 보니 예금 인출 사태에 대응할 유연성이 떨어진 게 문제였다.

SVB에 대한 위험 경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공매도 세력은 SVB뿐 아니라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다른 은행들에 대한 공격을 늘려 왔고 이는 앞으로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퍼스트리퍼블릭과 팩웨스트뱅코프·시그니처은행 등 부동산이나 암호화폐, 기술 기업 등에 고객층이 집중되거나 미실현 손실이 큰 곳들이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에선 이번 사태가 미국의 전체 금융시장 규모에서 일부분이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하지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를 경험한 국내투자자들은 이런 논리가 얼마나 부실한지 체감한 바 있다.

시장의 약한 고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나마 건전성이 좋은 다른 기관들이 더 급하게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위기의 강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걸 우리는 모두 목도한 바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심리다. 각자도생 국면에선 별볼일 없는 한 시장참가자의 행동이라도 다른 시장참가자들의 패닉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문제가 터졌을 때 이를 확실히 해결해 줄 당국의 존재가 가시화되지 않으면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 연준이 속편하게 50bp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25bp를 인상하거나 금융시장 충격을 고려해 금리인상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 일부에선 결국 불안의 도미노 현상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건 좀 더 지켜볼 문제다.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금리인상 여파로 미국 은행업계가 흔들리는 것을 지켜본 국내 통화당국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오히려 국내에선 금리인하 도래 기대 시점이 단축되면서 프라이싱이 다시 한 번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전주말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30bp 이상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도 일정 부분 반응 불가피하다.

게임체인저의 등장으로 미국의 통화정책 재긴축 가속화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시장금리 하단을 확인할 때까지 두드려보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