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장기 자산스왑 부재에 꼬인 크로스 수급..부채 파이프라인 긴장감↑ - Reuters News
서울, 2월2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외화채 발행 관련 부채스왑 물량 소화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통화스왑(CRS) 수급이 꼬이고 있다.
가뜩이나 장기 자산스왑 플로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글로벌 금리, 추가 부채스왑 여부 등에 따라 금리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주금공 물량, 받아줄 곳이 없다"..꼬인 수급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23일 리보 기준 통화스왑(CRS)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5bp 하락한 3.51%, 5년과 10년 CRS 금리는 각각 1bp씩 오른 3.57%, 3.49%를 기록했다. 이날 CRS 금리는 장중에 IRS 금리 움직임에 연동하며 하락세를 보였지만, 장 후반 4,5년 테너로 비드가 나오면서 커브가 스팁됐다.
리보 기준 CRS 5년, 10년 베이시스는 지난 16일 주택금융공사의 외화채 발행 이후 확연히 좁혀지고 있다. 지난 15일 -8bp, -13bp였던 5년, 10년 베이시스는 23일 8bp, 7bp까지 각각 16bp, 20bp씩 전진했다. 5년 베이시스는 올해 초 포스코의 대규모 외화채 발행 이후 찍었던 13bp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같은 스왑베이시스 움직임에는 주택금융공사의 외화채 발행 관련 부채스왑 물량이 소화되지 못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6일 5년물과 10년물로 13억달러 규모 고정금리부채권(FXD)을 발행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위한 원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이뤄진 외화채 발행이었던 만큼 CRS 시장으로 대부분의 물량이 풀렸다.
워낙 부채스왑 규모가 컸던 만큼 마진폭도 컸지만, 이후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물량을 받은 은행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견조한 경제지표가 연달아 나오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데다 5년 이상 테너에선 이렇다 할 자산스왑 플로우도 없었기 때문이다.
A국내은행의 운용팀장은 "크로스 5년 초과 테너에서 수급이 꼬였다"며 "예전엔 5년 테너로도 보험사 물량이 있었는데 그게 없다 보니 5년 테너 중심으로 금리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베이시스가 1월 포스코 발행 직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는데 그땐 역외에서 일부 포지션을 소화해줬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없으니 수급이 치우쳤다"며 "보험사가 장기채권 투자한 것을 롤오버할 때 헤지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것 외에 기댈 데가 없다"고 말했다.
B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오늘 5년 테너로 자산스왑이 나오곤 있는데 어쨌든 비드 우위 장세인 건 사실"이라며 "글로벌 금리 상승 기대감이 생기면서 크로스 시장이 쫓아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금공 물량을 받은 곳들 입장에선 빨리 헤지를 하고 다른 포지션으로 넘어가고 싶을 것"이라며 "원화 크로스 금리만 보면 손절을 했을 수도 있는데 달러 IRS를 어떻게 헤지했느냐가 관건일 듯하다"고 말했다.
▲ 슬글슬금 사모 발행 타진하는 발행사들..커지는 경계감
대규모 외화채 발행이 이어졌던 1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부채스왑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대규모 원화 조달 수요를 외화채 발행을 통해 분산시켜야 하는 주금공은 3월에도 호주 달러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 중이다.
공모시장에서 한 발 뺀 한국전력공사 역시 사모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데다, 최근까지 발행을 미뤘던 일부 공기업과 사기업 역시 사모 외화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C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주금공이 이번에 발행할 때 보면 금리 레벨을 압박하는 모습이 아니었다"며 "레벨이 아니라 수량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분명한 시그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기업과 사기업 중 그동안 미뤘던 곳들이 사모로 외화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금리 레벨을 안 볼 수는 없겠지만 더이상 미루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D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지금 시장 수급이 꼬인 게 해소되려면 자산스왑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문의가 많지 않다"며 "1월에는 헤지펀드가 들어와서 잘 막았는데 이번에도 그런 수요가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부채스왑이 장기 테너로 한 두 번 더 나오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