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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테마와 가격의 괴리, 그리고 트레이딩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2. 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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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월2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뉴욕장에서 미국 국채금리가 장중 상승폭을 크게 되돌리며 하락 마감한 데 영향을 받으며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최근 다시 매도 강도를 높이고 있는 외국인의 행보가 장중 변동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야말로 '동결인 듯 동결아닌' 인상을 시장에 심어주려고 노력한 듯하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물가가 한은의 예상 경로를 상회하는 조짐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고환율이 확인되면 추가 인상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롱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이렇게 들었을 것이다. 물가가 한은 예상 경로대로라면 추가 인상은 없다. 한미 금리차가 확대된다고 해도 환율 상승세가 제한적이라면 국내 경제 요인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정책을 운용해 가겠다. 물가 하락 국면에 대한 확신이 들면 연내 금리인하도 가능하지만 이건 노코멘트다.

이 총재는 초점을 인플레이션에 맞춰 달라는 이례적인 당부를 하면서 통화정책 경로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달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저효과와 국내 서비스물가 추이, 전세가격의 하방 시차와 정부의 공공요금 추가 인상 자제 기조 등을 감안할 때 물가가 한은의 전망 경로를 이탈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100% 확신은 어렵다 보니 4월 금통위 회의 직전까지 데이터를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기준은 뭘까? 2월에 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이 3월 이후 확실히 4%대 안쪽으로 파고드는 게 관건일 듯하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처럼 우리도 2월보다 3월에 전년대비 물가상승률이 찔끔 내리는 수준이라면 시장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이 인하 모드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도 분명하다. 물가 상승률이 3%대 돌입하는 시점일 것이다. 결국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빨리 3%대에 진입하느냐가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환율이 1350원을 뚫고 1400원에 다시 근접하는 상황이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최종금리가 3.75% 수준을 넘어서진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아직은 강하다. 국내 경제 여건과 정치적 환경을 감안할 때 금통위원들로서도 기준금리의 추가인상은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일단 단기금리는 레인지 형성이 불가피해 보인다. 3년물 3.55~3.70% 수준에서 당분간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글로벌 테마다. 일단 국내 재료는 반영을 끝낸 상황으로 본다면 글로벌 테마와 가격과의 괴리가 가장 결정적인 트레이딩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글로벌 경기 연착륙과 '더 높게 더 길게' 테마를 감안하면 당분간 장기물 쪽에서 트레이딩 기회가 열릴 수밖에 없다는 게 많은 이들의 판단인 듯하다.

한국의 WGBI 편입 관련 불확실성, 늘어나고 있는 주택금융공사의 채권 발행 수요, 일본은행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수익률곡선 쪽에서 기회가 있으리라는 것이다.

다만 최근 일부 증권사의 강력한 30년물 매수 움직임은 변수다. 이자율스왑(IRS) 시장에 본드포워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베팅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6개월 후 시장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지금 레벨에 듀레이션이 긴 채권을 공격적으로 매수해 놓는 게 다른 기관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결국 글로벌 테마가 어디로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오늘 미국의 PCE 지표와 다음달 초 미국 고용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글로벌 시장의 파도가 언제 바뀔지, 정말 바뀌기는 하는 건지 그 진위와 타이밍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한편 뉴욕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개월 만의 최고인 3.978%까지 상승했다가 반락해 장 후반 3.876%로 전일 대비 4.6bp 하락했다.

30년물 수익률은 5.7bp 하락한 3.872%를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은 보합권에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2000건으로 3000건 감소해 타이트한 노동시장 여건을 보여줬다. 로이터 전망치 20만건을 하회한 수치다.